98세 노인 시신, 유가족 몰래 ‘유료 해부쇼’ 사용 경악

포틀랜드 호텔서 관람료 500달러 받고 해부 시연 행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남성의 시신이 유가족의 동의없이 ‘유료 해부 행사’에 사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방송사 ‘킹5’의 보도를 인용해 “지난 17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호텔에서 관람료 약 500달러(59만원)의 인체 해부 시연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코로나19로 사망한 98세 남성의 시신이 사용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의 가족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당초 가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의료 및 과학 연구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한 단체 ‘메디 에드랩스’에 기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연구목적으로 시신을 사용하는 대신, 이 단체는 가족들에게 장례비 제공과 화장된 유골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 단체가 고인의 시신을 의대나 병원이 아닌 해부쇼 단체에 넘긴 것이다.

결국 이날 해부쇼에는 퇴직한 해부학 교수가 고인의 시신 해부를 집도했다.

교수는 수술용 칼로 몇 시간에 걸쳐 시체를 해부하고, 장기를 꺼내며 관객들에게 “대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부 참가자들은 의료용 장갑을 끼고 직접 해부된 시신의 일부를 만져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이 밝혀지자 장의사 마이크 클라크는 “시신이 의대생의 실습을 위해 사용될 줄 알았는데, 유가족과 나는 소름이 돋았다”며 “이 신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존엄과 존경도 없이, 유가족이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난 것이 너무 슬프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멀티노마카운티 의료사망조사관은 “이 쇼는 고인을 존중하지도 않았고, 윤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와 별개로 감염병 전염 우려가 있음에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시신이 대중에게 노출된 것도 문제가 됐다.

결국 엑스포(박람회) 주최 측은 지난달 31일 ‘핼러윈데이’에 맞춰 한 차례 더 ‘유료 해부쇼’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지며 해부쇼를 취소했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언론이 공개한 당시 행사 현장. (‘킹5’ 방송화면 갈무리)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