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백만장자, 영화같은 탈옥 계획 ‘물거품’

플로리다 교도소에 아동 포르노 혐의 수감…프랑스 이중국적자

동료 재소자 보석 석방시켜 탈출 시도…외부 진료때 도주 계획

플로리다주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미국-프랑스 이중국적의 70대 백만장자가 영화에 나올 법한 탈옥 계획을 세웠다가 내부자의 신고로 사전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인디언리버 카운티의 에릭 플라워스 셰리프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존 맨첵(78)이 외부 공범들의 도움을 받아 탈주하려고 음모를 꾸몄다”면서 “음모에 참가한 내부자의 신고로 조사에 착수해 2달 만에 공모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플라워스 셰리프에 따르면 맨첵은 외부 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나가는 날 공범들을 시켜 교도관에게 페퍼스프레이를 뿌린 후 인근 포트 피어스 공항에 세워둔 개인용 제트기를 이용해 프랑스로 도주할 계획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는 맨첵은 지난 2014년 49건의 아동 포르노 혐의로 체포됐지만 보석금 50만달러를 내고 석방된 뒤 자신의 대저택이 있는 프랑스로 도주했다.

프랑스 당국은 미국측의 맨첵 추방 요청을 거부했지만 맨첵은 지난 2020년 도미니카 공화국에 여행을 갔다가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인디언리버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맨첵은 지난 1월 엉덩이뼈와 손목이 부러졌다며 형집행 정지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4월12일 외부 병원에 진료 약속이 잡혀 있었다.

맨첵과 공범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탈주할 계획을 세웠으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개인 제트기와 함께 140피트 길이의 대형 요트와 대형 밴차량 등을 구입했다. 맨첵은 탈주를 위해 동료 재소자 1명의 보석금을 대납해줘 석방시킨 뒤 자신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거주하게 하며 범행을 준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워스 셰리프는 “교도소 통화기록 조사 결과 맨첵은 외부의 공범들과 연락할때 탈주 음모를 ‘페인트 작업(Paint job)’이라고 지칭했으며 탈주 즉시 프랑스에 있는 자신의 성(chateau)으로 직행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상연 대표기자

존 맨첵/Indian River County Sheriff via C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