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주 전체서 확진자 증가…겨울철 대확산 후 처음

일부 마스크 부활·백신 의무화하는 데 반대로 금지하는 주도

지난 1일 미 LA의 할리우드 일대 쇼핑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LA의 할리우드 일대 쇼핑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미국의 50개주 전체와 수도 워싱턴DC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별로 봤을 때 50개 주와 워싱턴DC 모두에서 7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주일 전보다 10% 이상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중 38개 주에서는 증가율이 50%를 넘어섰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는 이런 확산의 기류를 돌리려면 미국인들이 뭔가 극적인 조치에 나서야만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 비율이 35.1%로 미국 전체 평균(48.3%)에 못 미치는 아칸소주에서는 병원이 환자로 포화 상태가 되고 신규 확진자가 열흘마다 2배로 늘고 있다고 아칸소대학 캠 패터슨 총장은 말했다.

패터슨 총장은 델타 변이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생 지역)으로 떠오른 미주리주의 스프링필드-그린 카운티 보건국은 주에 의료 인력 충원과 진료소 확보를 위한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NBC 방송에 나와 확진자 증가, 백신 접종 속도의 둔화, 델타 변이의 확산 등으로 사태가 계속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일부 지방정부나 대학은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카운티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는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급증하자 토요일인 17일 오후 11시 59분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복원하기로 했다.

LA 카운티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한 달 새 신규 확진자 수가 거의 3배로 뛰며 하루 평균 300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LA 카운티에서는 지난 2주간 신규 확진자가 3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하루 1000명을 넘어섰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욜로 카운티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미 LA의 한 유치원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LA의 한 유치원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모든 공립·사립 대학들이 올가을 새 학년도에 학생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모든 대학이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이 주가 처음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도 가을 새 학기 시작 전 모든 학생·교수·교직원이 백신을 맞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대면 수업이나 기숙사 입주 등이 금지된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역 차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가 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초·중·고교나 대학이 이처럼 백신 접종이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들도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애리조나·아칸소·플로리다·몬태나·유타 등 8개 주에서 학교가 백신 접종이나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다.

애리조나·아칸소·오클라호마주 등 3곳은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도 불법화했다.

이는 백신 접종을 다 끝내지 않은 학생, 교사, 교직원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한 CDC 지침과 충돌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비판론자들은 이런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을 이끌 수 있다고 우려하고, 찬성론자들은 가족들이 스스로 필요한 예방조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맞서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