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애틀랜타 폭동 겪은 91세 한인, 평화 시위 동참

28년전 폭도에 포위돼 고초…당시 구출장면 TV로 생중계

7일 시위서 한인사회 평화의지 전달…인종차별 종식 촉구

1992년 애틀랜타 폭동을 온몸으로 겪었던 91세의 한인 박상수 씨가 경찰 폭력과 인종 차별 종식을 촉구하는 평화 시위에 동참한다.

6일 애틀랜타 지역의 유력 일간지인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박씨는 7일 애틀랜타 둘루스 한인타운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해 28년 전 자신이 겪은 폭동의 경험을 공유하고 현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평화적인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박씨는 지팡이 두 개를 짚고 길을 나서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평화를 바라는 미주 한인사회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직접 시위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

박 씨는 1992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폭동 사태가 애틀랜타로 번졌을 때 이를 생생하게 겪은 장본인이다.

당시 애틀랜타 대학가에서 ‘파이브스타’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박 씨는 폭도들에게 포위돼 가게 문을 닫고 2층으로 피신했다.

성난 약탈 시위대는 벽돌 등을 집어 던지며 박씨 가게에 불을 지르려 했고, 박씨 부인은 시위대가 던진 돌에 등을 맞는 불상사도 일어났다.

경찰은 박씨 가게에 쳐들어온 시위대를 향해 헬기에서 최루탄을 쏘고, 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당시 상황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가게에 고립된 채 악몽과도 같은 밤을 보낸 박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구출됐고, 박 씨가 구출되는 장면은 당시 TV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박 씨는 이날 AJC와의 인터뷰에서도 평화를 염원하는 한인 사회의 바람을 전달했다. 그는 28년 전 상황에 대해 “당시 죽는 줄 알았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시위대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전역의 항의 시위에 대해 “한인 상가를 지키고 폭력과 약탈을 막고 싶다”며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면 파괴와 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발췌

한인상의 등 경제단체가 발표한 한인타운 평화시위 안내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