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4일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건너뛰었다.
다만 현재 물가 상황상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매파적 입장이 강하게 시사되면서 올 하반기에 추가적인 긴축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은 40년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연준은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에는 4차례 연속 파격적인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이에 따라 작년 3월 이전에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 2개월 만에 최소폭(4.0%)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계속되고 고용시장의 과열 분위기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FOMC를 앞두고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는 데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아직도 높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7월 FOMC에서는 베이비스텝(0.25P 인상)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상의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는 5.6%다. 이는 3월 전망치(5.1%)보다 높은 것으로 베이비스텝 기준으로는 올 하반기에 두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기준 금리 전망치(중간값)는 4.6%, 2025년말 전망치는 3.4%를 각각 기록했다.
점도표상에서 FOMC 위원 개개인의 전망을 보면 18명의 위원 중 9명이 올해 말 금리를 5.5~5.75%로, 2명이 5.75%~6.00%로 봤다. 6.00~6.25%를 꼽은 위원도 1명이 있었다.
연준도 이날 성명에서 “이번 회의에서 목표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추가 정보 및 이 정보의 정책 함의에 대해 위원회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 자료에서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인 지난 3월 전망(3.3%)보다 약간 내려간 것이다.
연준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1.0%로 직전(0.4%)보다 높아졌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직전 4.5%에서 4.1%로 낮아졌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이어 연준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간 금리 격차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기존 1.75% 포인트(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