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돌봄 지미 카터 잘 지낸다”

카터 전 대통령 손자, 근황 전해…”땅콩버터맛 아이스크림 즐겨”

암 투병 중 고향으로 돌아가 3개월째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는 지미 카터(98) 전 미국 대통령의 근황이 전해졌다.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스에서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간 이끌어온 인권 단체 ‘카터 센터’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도 자주 즐겨 먹는다고 한다.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 제이슨 카터(48)는 이날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직 대통령 기념행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슬린 카터(95)에 대해 “두 분은 함께 집에 머무르면서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98번째 생일을 맞이한 카터 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장수 기록을 쓰고 있다.

1960년 민주당 소속 주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으며 1976년 대선에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을 제치고 제39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2015년 간암 투병 사실을 알린 뒤 7개월 후 완치를 선언했지만, 피부암이 재발해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되면서 올해 2월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암 환자 등 중증 말기 환자를 치료하기보다 고통을 경감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집중하는 의료 서비스다.

1980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모습
1980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이슨은 카터 전 대통령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는다고 밝힌 뒤 카터 센터 등 그가 주도했던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면서 “이는 그(카터 전 대통령)에게 분명 기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터 대통령이 요즘 땅콩버터 맛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고도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53년 부친 별세 후 땅콩 농장과 상점 등을 물려받았으나 대통령이 된 뒤 이를 모두 백지 신탁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이슨은 이날 행사 연설에서 카터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 “그분들은 여러분 모두의 조부모님과 똑같다. 내 말은 이들 모두 남부 조지아 출신 시골뜨기라는 것”이라고 농담하면서 “오늘도 (카터 전 대통령) 집에 가면 싱크대 옆에는 지퍼백을 말리는 작은 선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임종이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제는 올해 10월 99세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유엔 대사를 지낸 앤드루 영(91)도 참석했다.

영 전 대사는 “몇주 전 카터 부부를 방문했다”면서 “옛 추억에 대해 웃고 농담할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그는 앞서 카터 전 대통령에게 “링컨 대통령도 인정받는 데 50년 넘게 걸렸다”며 대통령으로서 인정받는 데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손자 제이슨 카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손자 제이슨 카터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