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있는 무비자 근로자는 괜찮나요?

SK이노베이션 공사 현장 불법취업 사건 ‘일파만파’

한국 정부 “80여명 근무”…현장관계자 “100명 이상”

불법취업 상태…총영사관도, SK도 “하청업체 잘못”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 신축 공사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무비자 상태로 허위 고용증명서를 소지하고 입국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지난달 무더기로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강제추방된 사실(본보기사 링크)이 알려지면서 한국기업의 공사 관행에 대한 문제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애틀랜타공항에서 적발돼 추방된 근로자들에 앞서 입국해 현재 SK이노베이션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무비자 상태의 한국인 근로자가 최대 100명 이상이라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근로자에 대한 대책이 요청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현장공사 관계자는 22일 본보에 “현재 무비자 상태로 입국해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이 120명 가량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 현장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귀국했던 근로자 4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자 한국 정부는 “현장에 여전히 80명 이상의 한국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발표했었다.

다른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무비자 입국은 지난달까지 계속 이어져 오다 불법입국 적발 이후 중단된 상황이다.이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한국에서 들어오는 근로자의 숫자가 줄었고 문제가 생긴 후에는 하청업체들이 아예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느라 소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

문제는 이렇게 무비자 상태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미국 연방법에 따라 모두 불법취업 상태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조지아주 현지 업체의 요청으로 한국 해외취업 알선업체가 낸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들이다. 연방 이민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무비자 체류한도인 2~3개월의 근무기간 동안 체류비용 외에 6000~7000달러의 임금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총영사관은 이같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한국 SK이노베이션 본사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은 “현지 공사업체들의 문제”라며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장 업체들은 “공사기한과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인력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무비자 입국 한국인 근로자 가운데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귀넷카운티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보험 처리와 신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장 관계자는 “총영사관이 지금이라도 SK이노베이션과 협의해 해당 근로자들을 조속히 귀국시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취업사이트에 게시된 SK이노베이션 근로자 모집 공고
한국 취업사이트에 게시된 SK이노베이션 근로자 모집 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