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부정 트럼프, ‘우아한 출구’도 모색하나

CNN “사위 쿠슈너, 트럼프와 승복문제 논의한 듯”

불복 프레임 끌고가다 2024년 재출마 시나리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패배한 것으로 사실상 끝이 난 대선 결과를 여전히 부정하면서도 체면을 유지하면서 승복하고 물러나는 ‘우아한 출구’도 투트랙으로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복과 관련해 미 CNN방송은 7일 관련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문제를 의논하려고 대통령에게 갔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통상 대선 결과가 뚜렷해지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해 축하인사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이 이날까지 직·간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승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할 측근으로 지목했다. 메도스 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격리중이다.

또 이번 재선 도전에서 다시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승복하라고 고언할 수 있는 측근으로 거론했다.

AP통신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분명해진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우아하게 승복할 것인지를 놓고 선택해야 할 처지라면서 “어쨌든 물러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아들들은 불복 소송전을 하자고 하지만, 불복한다는 어조를 바꿔 자연스럽게 정권을 이양하는 모양새를 갖추자고 요구하는 측근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그는 선거가 부정했다고 칠함으로써 멍이 든 자아를 자기 치료하고 그의 지지자들에게 ‘여전히 싸우고 있다’라는 점을 과시하려고 불복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물론 그의 측근들도 대선 패배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한 측근은 이 매체에 “어떤 반론이 있더라고 대통령은 재검표, 무효 소송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그렇게 한 뒤에도 결과가 변하지 않아야 이(바이든이 이긴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승복하지 않은 채 임기 종료 시점에 마지못해 백악관을 나갈 공산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는 7일 ‘조건부 승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 측 소식통들을 인용해 그가 제기한 소송에서 모두 패소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이 확실해진 뒤에야 비로소 ‘아름다운 승복’과 평화적 정권 이양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인 로저 스톤은 AP통신에 끝까지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바이든은 임기 기간 내내 ‘부정 선거로 된 대통령’이라고 여기는 절반의 국민을 안고 가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불복 프레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해 거대 언론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도 그의 주변에서 제기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글을 굴하지 않고 게시하고 있지만 여론은 그에게 불리한 흐름이다.

그를 강하게 지지하는 폭스뉴스의 로라 잉그러햄은 6일 “적절한 때가 되면 대통령은 그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품위 있고 침착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선거 부장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증거를 대야 한다’라면서 개표가 끝나고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으로 승리하면 이를 격식을 갖춰 인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 [AP=연합뉴스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