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유엔대사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트럼프 나서면 불출마’ 번복…세대교체론으로 트럼프에 견제구

로이터 여론조사서 트럼프 43%·디샌티스 31%…헤일리는 4%

대선 출마 선언하는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대선 출마 선언하는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 [트위터 캡처]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4일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이날 대권 도전 선언은 공화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로, 공화당내 대권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워싱턴의 시스템은 계속해서 우리를 실망시켰다”면서 “이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재정을 책임지고, 국경을 안전하게 하며 국가와 자긍심, 우리의 목적을 더 강하게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이른바 세대 교체론, 여성 등을 앞세워서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 견제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언론인터뷰에서도 “DC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80살이 돼야 한다고 생각치 않는다”면서 고령의 트럼프 전 대통령(76)과 조 바이든 대통령(80)을 동시에 겨냥한 바 있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헤일리 전 대사는 재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냈다.

그는 2015년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던 남부 연합기를 공공장소에서 게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북한의 미사일실험 등 도발에 대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발언하는 등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을 당시 유엔 대사로 활동하면서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를 이끌었다.

헤일리 전 대사의 출마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치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할 경우 자신은 대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실제 로이터가 1465명 공화당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6~13일 조사를 실시해 이날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앞서 있기는 하지만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43%,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31%,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7%, 헤일리 전 유엔대사 4% 등을 각각 기록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도전자가 많아지면 지지율이 분산되기 때문에 경선 승리가 더 용이해질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