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이 삼킨 죽은 아내 사진, 기적의 귀환

앨라배마주 남성, ‘샐리’에 소중한 아내 사진 잃어버려

6일 뒤 인근 주민이 페이스북에 사진 주인 찾는 포스트

이달 16일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샐리’에 소중하게 간직했던 아내의 사진을 잃어버렸던 앨라배마 남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진을 되찾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폭스10 뉴스 등 지역 방송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페이호프시에 사는 스콧 크리스마스씨는 지난 16일 2017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에이미의 3주기를 맞아 묘지를 방문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찾아온 ‘샐리’의 영향으로 묘지로 향하는 내내 바람이 심해졌고 도로에 장애물들이 많아졌다. 결국 차에서 내려 도로위의 나무 등을 치우려고 하는 찰나 차량 앞유리에 붙여놓은 아내의 사진이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가장 소중하게 간직했던 아내의 사진을 잃은 크리스마스씨는 미친 듯이 주변을 뒤졌지만 허사였고 이후 바람이 그친 뒤 다시 현장을 찾아 수색을 펼쳤지만 결국 사진을 찾지 못했다. 매일 운전하며 봐왔던 아내의 사진을 잃게 된 그는 실의에 빠져 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씨는 6일이 지난 22일 친구로부터 “페이스북에서 에이미가 너를 찾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급히 친구가 보내준 링크를 본 그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자신이 그렇게 찾아 헤매던 아내의 사진이 포스팅돼 있었기 때문.

사진을 잃어버린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중년 부부가 바람에 날아온 사진을 발견해 페이스북에 “이 아름다운 여성의 사진을 마당에서 찾았는데 혹시 아시는 분 없나요?”라는 포스트를 올린 것이다. 크리스마스씨는 “아내의 사진을 찾은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해당 페이스북에 평소 아내를 알고 있던 사람들이 올린 댓글 때문에 더욱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생전 의사였던 에이미 크리스마스씨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이 “너무나 훌륭한 의사였다”라는 댓글을 계속 달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씨는 “아내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 덕분에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면서 “세상은 여전히 햇살이 내려쬐는 살만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스캇 크리스마스씨(왼쪽)가 사진을 찾아준 부부와 기뻐하고 있다./Facebook
아내의 사진/Facebook
차 유리창에 붙여놓은 사진/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