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기행]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꽃게탕

통통하게 살 오른 가을 수게 푹 끓이면 담백한 국물 일품

꽃게탕
꽃게탕 [촬영 강종구]

거리 곳곳을 수놓았던 단풍이 하나둘 지고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솔솔 부는 요즘, 따끈한 국물 요리가 절로 생각 나는 계절이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을 호호 불며 들이키는 포장마차 어묵 국물도 좋고, 바다의 맛과 향이 가득한 매생이굴국도 모자람이 없지만, 이 계절에 딱 맞는 국물 요리로는 꽃게탕이 제격이다.

꽃게 중에서도 수게는 가을에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에 가을 수게로 끓이는 꽃게탕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맛있다.

7∼8월 산란기를 지나면서 살이 빠진 암게와 달리 가을 수게는 살이 단단하고 꽉 차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긴다.

꽃게는 껍질 자체에도 키토산 등 영양분이 많아 곰국 끓이듯이 오래 끓여낼수록 국물 맛도 깊어진다.

이 때문에 꽃게 전문점이 밀집한 인천 송도 꽃게거리에서 일부 식당은 방문 1시간 전에 예약해야만 꽃게탕 먹을 수 있다.

이곳 식당은 고춧가루·다진 마늘·소금을 섞은 양념장과 집된장을 휘휘 풀어 넣은 뒤 게딱지를 먼저 넣고 곰국 끓이듯이 우려내 국물 맛을 더욱 진하게 만든다.

여기에 꽃게와 단호박·무·양파·미나리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다.

제철 꽃게 본연의 맛이 워낙 좋기 때문에 특별한 조리 비법이 없이도 맛있는 꽃게탕을 식탁에 낼 수 있다고 한다.

꽃게 선별 한창
꽃게 선별 한창 [연합뉴스 자료사진]

1인당 3만원 수준인 꽃게탕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꽃게탕 가격은 12만원(대), 9만원(중), 6만원(소)인데 1인당 꽃게를 1마리 정도 먹으면 냄비 바닥이 드러나 웬만한 해물탕보다 비싼 편이다.

그나마 올해 가을에는 꽃게 주산지인 인천 앞바다에서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있어 어시장에서 꽃게를 사다가 집에서 끓여 먹기 좋은 상황이다.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에서는 수게가 1㎏당 2만∼2만5천원, 암게가 2만5천∼3만원 선에서 팔리고 있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꽃게는 단백질과 칼슘·미네랄·비타민A가 풍부한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다.

오메가3 지방산도 다량 함유해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은 물론 노인 치매 예방에도 좋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 등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해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