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장례식날 “아시안 한명 줄어” 혐오편지

캘리포니아 은퇴촌 거주하다 별세…같은 마을 주민 추정

캘리포니아의 유명 은퇴자 전용 단지인 씰 비치(Seal Beach)시 ‘레저 월드(Leisure World)’에 거주하던 한인 노인이 숨지자 같은 마을 주민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아시안이 한 명 줄어 반갑다”는 혐오편지를 보내 분노를 사고 있다.

23일 지역방송인 ABC7 뉴스에 따르면 한인 클라우디아 최씨는 “레저월드에 거주하는 아버지가 향년 83세로 별세해 지난달 장례식을 치렀다”면서 “그런데 아버지의 장례식날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아시안 혐오편지가 배달됐다”고 밝혔다.

82세의 어머니가 받은 편지에는 “이제 병(Byong, 작고한 최씨 아버지의 이름)이 갔으니까 이 레저월드에 우리가 참아줘야 할 아시안이 한명 더 줄었다”면서 “조심해, 가방을 싸서 네가 속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이 적혀있었다.

이들 부부는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4명의 딸을 모두 대학에 보낸 뒤 10년전 은퇴자 단지인 레저 월드에 입주했다. 최씨는 “단지내에 사는 다른 주민이 편지를 보낸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 편지를 경찰에 신고했으며 씰 비치 경찰은 “FBI와 함께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필적감정과 DNA 감식 등을 통해 범인을 꼭 밝혀내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필립 곤샥 경찰서장은 “우리 커뮤니티의 구성원에게 직접적으로 가해진 증오는 구역질나는 것이며 용인될 수 없다”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뿌리뽑겠다”고 약속했다.

문제의 편지/Source: CBS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