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업계,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 시동

아시아나·제주항공 12일 운항 예정…대한항공은 전면 중단

최근 거리두기 강화…국토부 “동선 분리 운영해 문제 없어”

한국 정부가 착륙지 없이 외국 영공을 통과하는 국제 관광 비행을 1년간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오는 12일부터 항공사들의 관련 상품들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기존 출입국 시스템과 다르게 관리해 방역체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8일 한국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등은 오는 12일 운항을 목표로 국토부에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 부정기편 운항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국토부는 곧 점검을 마무리하고 최종 허가를 낼 예정이다.

국토부는 전날(7일)까지 국내 항공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운항 계획서를 신청받았다.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외에도 LCC 2~3곳이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은 타국에 대한 입·출국이 없는 국제선 운항을 1년간 한시 허용하는 일종의 여행상품이다. 탑승객은 일반 해외 여행자와 같은 면세혜택을 본다. 현행 면세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후 60㎖다.

앞서 지난 9~10월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선 관광 비행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단발성 상품이었음에도 80% 이상의 탑승률을 보이며 어느 정도 수요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에 면세품 판매를 포함한 국제선 관광상품이 허용되면서 수익성 확대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대형항공사 한 관계자는 “면세품 재고도 많이 쌓여있는데 오래 둬도 되는 물품이 있는 반면, 빨리 판매해야 하는 물품도 있다”며 “국제선 체험 비행에 나서면 이 역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0명대까지 치솟는 등 재확산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해당 상품이 무착륙 국내 비행만큼 수요가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A380 대형기를 활용한 무착륙 국제 관광 비행 상품 출시를 검토했지만, 최근 관련 논의를 전면 백지화했다. 대한항공측은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등 방역체계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기존 출입국 승객과 동선을 분리 운영해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처음 추진할 때부터 일반 승객들과는 다른 동선으로 별도 운영할 계획이었다”며 “관광 비행 이용객들은 따로 관리하는 체계여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객 입장에선 적은 돈으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며 “지금까지는 방역 당국에서도 별도의 의견이 없었고, 내부적으로도 재검토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항공사들이 이처럼 무착륙 비행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역대 최장 기간 업황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LCC들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해 다각도로 수익 창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제주항공, 진에어 등이 화물운송 사업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한 무착륙 국내 비행체험 모습.(아시아나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