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달곰 22마리, 미국오는 이유는?

동물자유연대 “사육곰, 콜로라도 생츄어리로 이주”

한국의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한국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 22마리를 미국의 생츄어리(동물보호구역)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최근 “열악한 환경에 처한 사육곰을 구하고 정부의 사육곰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22마리의 사육곰을 미국 콜로라도 생츄어리로 옮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육곰의 생츄어리 이주는 곰 사육이 시작된 이래 한국 첫 사례다.

동물자유연대는 농가를 설득해 22마리 사육곰을 건네받기로 했으며 이들 곰은 내년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TWAS(와일드 애니멀 생츄어리)로 이주할 예정이다. TWAS는 미국으로의 반입 및 항공운송을 지원한다.

동물자유연대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1급인 반달가슴곰의 대규모 반출이어서 환경부 및 검역본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코로나19으로 미국의 수입 허가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 이주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곰들은 지금까지 지내온 사육 시설에 지내게 된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사육 시설을 청소하고 곰의 먹이를 다양화하는 등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1981년 한국정부의 권장으로 시작된 웅담채취 목적의 사육곰 산업은 사실상 사양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한국에는 400마리 이상의 사육곰이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 있다. 동물자유연대측은 “22마리는 국내 사육곰의 5%에 해당한다”며 “국내엔 보호공간이 없어 미국 생츄어리로 이주하지만 남은 95%의 사육곰은 국내에서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에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육곰 생츄어리 이주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 촉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