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단속 여파로 식당·숙박업 매출 급감…건설 중단에 실업 우려 확산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 지역이 최근 벌어진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한때 ‘현대차 특수’를 기대하던 지역 상권은 손님이 끊기고, 공장 건설이 중단되면서 숙박·외식·유통 업계 전반이 침체 국면에 빠졌다.
현지 매체 더 커런트(The Current)는 14일 “ICE 단속이 조지아 항만 지역에 파문을 일으켰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서배너 일대의 급격한 경기 위축 상황을 전했다.
애틀랜타 투자회사 턴스톤 그룹( Turnstone Group )의 칩 존슨 CEO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인근 호텔에 투자했지만 “7월 개장 이후 현대차 직원이 단 한 명만 투숙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숙박 수요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공장 맞은편에 위치한 아시안 식품점 ‘비엣 후옹(Viet Huong)’은 한때 점심시간마다 한국인 직원들로 붐볐지만 단속 이후 손님이 급감해 “재고만 쌓이고 신상품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풀러(Pooler)의 한 한식당 업주는 “단속 이후 매출이 18%나 줄었고, 손님이 다섯 명이면 많은 편”이라며 “체포된 사람뿐 아니라 겁먹은 한국인 근로자들도 귀국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주는 “회식하던 한국인 손님 20~30명이 사라졌다”며 “이제는 식자재가 상해서 버리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더 커런트의 조사에 따르면, ICE 단속 이후 현대차 공장 주변 6개 이상 소규모 사업체가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사업주들은 “단골 손님이 구금된 이후부터 가게가 텅 비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배너 지역은 이미 제지공장 폐쇄로 대량 실업 사태를 겪고 있어 현대차 프로젝트 중단이 지역 경제에 이중 타격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서배너텍에서 공개 채용행사를 열고 조지아 전역에서 약 350명의 구직자가 몰렸다고 밝혔다.
현장에 참석한 트럭 운전사 코디 베닝턴 씨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고 싶어 지원했다”며 지역 경제 회복을 기대했다.
62세의 퇴역군인 브루스 홀 씨는 “현대차의 채용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신호”라며 “이 기회가 지역 재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한인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지아주 제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 위기라고 경고했다.
현대차 공장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수천 명의 지역 고용이 중단되고, 협력업체의 연쇄 피해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