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킬러, 장수말벌 드디어 잡았다”

워싱턴주 농무부 첫 포획 발표…적외선 카메라 등 이용

지난해 가을 워싱턴주 북서부에서 한국산 장수말벌이 발견된 후 이를 ‘킬러 말벌'(Killer hornets)로 부르며 포획에 나섰던 현지 농업당국이 최근 “첨단 장비를 이용해 포획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워싱턴주 농업부는 “지난 14일 농업부 전문가들이 설치한 덫으로 말벌 1마리를 잡았으며 29일 실험실에서 장수말벌임이 확인됐다”면서 “그동안 자연 속에서 발견된 적은 5차례 이상이었지만 직접 포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스벤 스피치거 농업부 곤충학자는 “우리가 설치한 덫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증명됐지만 장수말벌 박멸을 위해서는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농업부는 장수말벌 포획과 말벌 군집(colony) 추적을 위해 적외선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사용해 덫을 설치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 알려진 장수말벌은 여왕벌의 몸길이가 37~44mm에 이르며 꿀벌들을 공격하기도 해 양봉업자들의 ‘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늦여름에 단백질 섭취를 위해 꿀벌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아래턱뼈를 이용해 꿀벌의 머리를 뜯어가기 때문에 벌집 인근에 ‘참수’된 꿀벌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한다.

장수말벌은 수십 마리가 꿀벌 약 3만 마리를 몇 시간 안에 몰살할 수 있다. 장수말벌의 현지 명칭은 ‘아시아 거대 말벌(Asian giant hornets)’이다.

그뿐 아니라 약 6mm에 이르는 독침은 방호복도 뚫으며, 독성이 꿀벌의 7배에 달해 사람이 반복적으로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지역에서 장수말벌은 “킬러 말벌”, “야크(소와 비슷한 야생동물)를 죽이는 말벌” 로도 불린다.

현지 곤충학자들은 장수말벌 개체 수가 많아지면 꽃가루의 매개체인 토종 벌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아시아에 주로 분포하는 장수말벌이 지난해 가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섬에서 처음 포착된 이후 캐나다 국경 인근에 있는 워싱턴주 블레인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워싱턴주 농업부가 포획한 장수말벌/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Agri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