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대피라미드 ‘태양의 배’ 이사하는 날

기자 쿠푸 피라미드서 발견된 대형 목선, 이집트 대박물관으로 이송

거대한 무진동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태양의 배'
거대한 무진동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태양의 배’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1954년 5월 이집트 카이로 인근 기자 평원에 있는 대피라미드의 남쪽 모래를 걷어내던 고고학 발굴팀은 거대한 배를 발견했다.

길이 42m, 폭 5.9m, 무게가 무려 20t에 달하는 목선이었다.

조사 결과 이 배는 4600년 전 고왕국 제4왕조의 2대 파라오 쿠푸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피라미드가 있는 이집트 기자 평원을 떠나 박물관으로 향하는 쿠푸의 배
대피라미드가 있는 이집트 기자 평원을 떠나 박물관으로 향하는 쿠푸의 배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대피라미드가 있는 기자 평원을 빠져 나오는 '태양의 배'
대피라미드가 있는 기자 평원을 빠져 나오는 ‘태양의 배’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쿠푸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기자 평원의 대피라미드의 원래 주인이다.

발굴팀은 이 배에 ‘쿠푸의 배’, ‘태양의 배’라는 이름을 붙였고, 수년간의 복원과 재건 작업을 마친 뒤 기자 피라미드 단지 안에 지은 박물관에 전시해왔다.

거대한 특수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태양의 배'
거대한 특수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태양의 배’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특수차량에 실린 채 이동하는 '태양의 배'
특수차량에 실린 채 이동하는 ‘태양의 배’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더욱이 박물관 자체가 피라미드들과 스핑크스가 어우러진 기자 평원의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에 따라 이집트 당국은 태양의 배를 완공을 앞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인 이집트 대박물관(GEM)으로 옮겨 영구 전시하기로 했다.

부서지기 쉬운 고대 왕국의 목선을 옮기기 위한 준비에는 꼬박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기자 평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태양의 배'
기자 평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태양의 배’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목선의 안전한 운송을 위해 벨기에에서 공수한 원격조종 무진동 운반 차량이 투입됐고, 도로의 기울기까지 세밀하게 고려해 몇 달간 3차례에 걸쳐 시뮬레이션까지 진행됐다고 한다.

당국은 특수 충격 방지 장치로 선박을 감싼 뒤 철제 상자에 담아 차량에 싣는 세심한 작업도 거쳤다.

 '태양의 배'를 옮기기 위한 준비 작업
‘태양의 배’를 옮기기 위한 준비 작업 [이집트 관광유물부 제공=연합뉴스]

기자 평원에서 대박물관까지 불과 수 킬로미터를 옮기는데 꼬박 48시간이 소요될 만큼 조심스러운 이사였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7일 피라미드 인근에서 발굴된 또 다른 쿠푸의 선박도 대박물관으로 옮겨 복원한 뒤 태양의 배와 함께 전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