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후임 해리스에 뒤늦은 축하 전화

바이든 취임식에도 참석…’결별’ 트럼프와 차별화

트럼프는 끝내 바이든과 접촉 없어…취임식 불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14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당선을 축하했다.

15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전날 해리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을 약속했다. 통화는 품위 있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전날은 펜스 부통령이 “우리는 질서 있는 정권 이양과 안전한 취임식을 약속한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이번 통화가 관심을 끄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불복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 승복하고 후임자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는 한편 백악관 회동을 통해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약속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각종 소송에 나서며 한동안 바이든 인수위의 활동조차 지원하지 않았고, 끝내 오는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펜스 부통령도 카운터파트인 해리스 당선인과 접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통화는 지난해 10월 7일 대선 TV토론 이후 첫 접촉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펜스 대통령이 취임식 전 해리스 당선인 부부를 관저로 초대할 수도 있지만 보안 우려 탓에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도 참석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오전 백악관을 출발해 퇴임 후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한다. 취임일 오전에 대통령과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나고 취임식에 함께 자리하는 전통도 깨진 것이다.

펜스 부통령의 이번 통화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의회 합동회의를 주재한 펜스 부통령에게 승리 인증을 저지할 것을 요구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그럴 권한이 없다고 맞섰고, 결국 바이든 승리를 선언했다.

또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동 사태 이후 취임식 테러 위협이 고조되자 펜스 부통령은 최근 법 집행기관 브리핑에 참석하고 의회를 지키는 주 방위군을 격려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방문을 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한 행보를 하고 있다.

외신은 펜스 부통령이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충복’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이후 거리두기가 시작돼 사실상 결별했다는 평가까지 내놓는다.

작년 10월 대선 토론회 당시 펜스 부통령(왼쪽)과 해리스 당선인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