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플로리다 휴가 대신 조지아 온다

상원 결선 지원위해 오는 20일 방문…의회서 상원의원들에 브리핑도

‘선거부정’ 관련 언급은 자제…트럼프 불복 행보 적극 가담은 불투명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번 주 ‘휴가’를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대한 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워싱턴DC를 떠남으로써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펜스 부통령이 이번 주 예정됐던 휴가를 보내기 위해 플로리다를 가지 않고 워싱턴DC에 머물기로 했다고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한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정례 오찬 회동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팀이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경합주들에서 제기한 소송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고 한다.

펜스 부통령은 오찬에서 내년 1월 5일 상원의원 결선을 앞두고 선거 지원을 위해 이달 20일 조지아주를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고 WP가 보도했다.

2석이 걸린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결과에 따라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느냐 여부가 달린 만큼, 공화당은 이번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펜스 부통령은 대선이 끝나고 나서 며칠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는 지난 주 부정선거 혐의와 관련해 필라델피아에서 잡혔던 기자회견에도 초청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의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 마크 쇼트 부통령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 외곽 참모들의 참석 요청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9일 며칠간의 침묵을 깨고 트윗을 통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소송전 돌입 등을 통해 불복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엄호 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그가 가족의 단골 휴가지인 플로리다주 새니벌 섬으로 휴가를 보내러 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과 캠프의 대선 불복 행보에 적극적으로 발을 담그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눈엣가시’였던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을 전격 경질, 무차별적인 숙청 등 ‘공포의 레임덕’을 예고한 상태다.

2024년 차기를 내다보는 펜스 부통령으로선 자신의 정치 진로 등과 맞물려 향후 행보를 놓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펜스 부통령이 일단 트럼프 대통령 곁을 지키기로는 했지만, 불복 움직임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설지는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선거 사기’ 주장과 관련해서도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소송 제기 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선거 부정 증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브리핑 시간도 5분 정도에 그쳤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전했다.

그는 의회에 도착해서 선거 부정 혐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Photo by Ken Cedeno/U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