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탄위기 한인회] ① H마트 기부금 4만불 어디로 갔나?

귀넷카운티 코로나 연방기금 환급받은 뒤 사용처 공개 안해

H마트 4만불, 전직회장 2만5천불 등 총 6만5천불 행방 묘연

관련 은행계좌도 개인이 보관…해명 안하면 횡령 의혹 커져

전임 회장의 비뚤어진 질주로 50년 역사의 애틀랜타한인회가 재정 파탄 위기를 맞고 있다. 개인 1명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야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확인하기 위해 범죄 행위와 다름없었던 직전 한인회의 과오를 취재해 보도한다./편집자주

애틀랜타 K는 조지아주의 정보공개법(open records act)에 따라 귀넷카운티 정부에 직전 34대 애틀랜타한인회가 신청한 연방 코로나19 지원기금의 사용 내역을 신청해 5일 전체 자료를 제공받았다.

김윤철 전 회장은 해당 자료를 한인회에 남겨놓지 않은데다 지원기금을 출납한 은행계좌를 폐쇄하고 거래내역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더하고 있다. 본보가 수령한 자료에 따르면 애틀랜타한인회가 2021년 배당받은 연방지원기금은 당초 32만5000달러(식품 지원 15만달러, 렌트 및 유틸리티 지원 17만5000달러)에서 절반으로 줄어든 16만2500달러(식품 지원 7만5000달러, 렌트 및 유틸리티 지원 8만7500달러)였다.

◇ H마트 “연방기금 선수금으로 써달라” 4만달러 기부

귀넷카운티는 식품 지원 연방기금 7만5000달러 가운데 1만1250달러는 해당 기금 집행과 관리를 담당할 케이스 매니저의 임금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6만3750달러는 식품 및 장비 구입비용으로 사용하도록 인가했다.

애틀랜타한인회는 사용기한인 지난해 6월까지 해당 기금 전액을 사용했으며 대부분의 물품을 H마트 등 한인 식품점에서 구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20년 10월 30일 미국 최대 한인 식품점 체인인 H마트는 애틀랜타한인회에 “코로나19 연방기금 식품지원비의 선수금으로 사용하라”며 4만달러의 수표를 기부했다.

연방기금 지원방식이 먼저 단체의 돈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환급해주는 리임버스먼트(reimbursement) 방식이기 때문에 일정액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H마트 관계자는 “4만달러 기부금을 H마트에서 물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실제 한인회는 1차와 2차 연방기금 가운데 7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H마트에서 지출했다.

문제는 H마트가 지원한 4만달러를 귀넷카운티에서 환급받았지만 이 환급금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4만달러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물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연방기금을 환급 받았으면 이 4만달러를 특별수입으로 처리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한인회의 재정보고에는 이같은 항목이 누락돼 있다.

◇ 귀넷서 돌려받은 4만달러 재정보고에 포함 안돼

애틀랜타한인회가 연방기금 집행이 끝난 뒤인 지난해 8월 공개한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지출 항목에 ‘코로나지원금 반환’이라는 명목으로 6만2500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이 돈이 H마트 지원금인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누구에게 반환했는지도 불투명하다.

H마트 지원금의 경우 빌려준 돈이 아니기 때문에 반환할 필요가 없으며 한인회에 코로나 지원금을 빌려준 사람은 박선근, 은종국, 오영록 전 회장으로 이들은 총 2만5000달러를 대여했지만 아직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해당 재정보고 당시 한인회에는 제대로 된 이사진도, 재정을 감시할 감사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만약 이 ‘코로나지원금 반환’ 항목에 대해 김윤철씨가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할 경우 횡령 의혹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윤철씨는 지난해 2월 기자회견에서 “전직 한인회장들이 빌려준 코로나 지원금 선수금 7만5000달러를 모두 갚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처럼 큰 액수의 돈을 빌려준 전직 회장들의 실체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으며  2020년과 2021년 재정보고에 이같은 규모의 선수금 수입은 포함돼 있지 않다.

결국 H마트의 기부금 4만달러와 전직 회장들의 차용금 2만5000달러 등 6만5000달러가 모두 재정보고에 누락된 채 ‘증발’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철씨는 제일IC은행과 메트로시티은행에 한인회 명의의 새로운 계좌를 개설해 귀넷카운티의 연방기금을 관리해왔으며 연방기금 수령 중단후 이 계좌들을 모두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회 관계자는 “해당 계좌에 대한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김씨가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아 난감하다”면서 “한 은행의 경우 전직 회장 1명이 공동서명인으로 등록돼 있어 곧 기금 사용처를 추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귀넷카운티의 정보공개 요청 회신.
지난해 8월 한인회 재정보고 자료. 코로나 지원금 6만2500달러를 반환했다고 명시돼 있다.
왼쪽부터 H마트 조지아지역 책임자, 심상봉 전무, 김윤철 회장, 황기철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