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오미크론, 미국 상륙했을 수도”

CDC, 남아공 등 여행경보 최고단계 발령…해리스 “필요한 조치 취해”

미국이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발생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을 여행금지 권고 지역으로 지정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

국무부도 이에 맞춰 이들 8개국에 대해 여행 금지 권고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도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보고받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추가적인 여행 제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번에 한 단계씩”이라며 “현재로서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BC에 출연,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새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여행 금지는 시간벌기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그는 “해당국에 대한 여행 제한은 단지 우리에게 잘 대처하기 위한 시간을 주는 것일 뿐”이라며 “공황 상태에 빠져들지 않고 우리가 아직 모르는 빈칸을 채우기 위한 약간의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를 우려,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빠르게 퍼지는 듯 보이지만, 일부 백신 접종자들에게서도 감염 사례가 나타나는 것은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 장관과 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지속적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이번 통화는 입국제한 시행을 앞두고 남아공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자국에 대한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에 성급하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