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월6일 뒤집자”…뉴욕포스트 “미친짓 멈춰라”

대통령 의회 인증 맞춰 지지자들 시위 조장…”워싱턴서 보자”

보수언론 “당신·국가를 위해 포기하고 조지아 선거 집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할 수 없도록 지지자들에게 막판 시위를 종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 소속 회원을 포함한 전국 각지의 수천 명이 내달 6일 의회 인증을 막기 위해 워싱턴DC 의사당 주변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극우성향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들이 1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11ㆍ3 대선 불복 집회에 동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이번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커다란 사기극이었다”라며 “오는 1월6일 워싱턴DC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이번 집회로 폭력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 프라우드 보이스 등이 참여한 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 세력이 충돌하면서 몇 명이 흉기에 찔렸고, 10여명이 체포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막판 집회로 의회에 압박을 가해 각 주가 보낸 선거인단 투표를 불인정하고 대선 결과 뒤집기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분석했다.

실제로 ‘도둑질을 멈춰라'(#StopTheSteal) 운동을 전개하는 지지자들은 “우리 미국민은 의사당으로 달려가 선거인단 투표를 인정하지 말라고 촉구해야 한다”라며 “선거인단은 사기이기 때문에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는 6일 각주의 선거 결과를 반영해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 사회로 상하원이 동시에 모인 자리에서 이를 인증할 예정이다.

이는 역대 대선의 형식적 절차로서 펜스 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발표하며 승리자를 선언하게 된다.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각각 306명과 232명이다.

다만 상하원에서 각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인증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펜스 부통령에게 친바이든 주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일방적으로 배척하라고 압박도 넣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AFP 통신은 전망했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친트럼프 성향 매체 중 하나였던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친 짓을 멈추라(stop the insanity)’며 비판했다.

뉴욕포스트는 대선 직전 이른바 ‘헌터 노트북’을 입수했다며 바이든 당선자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추가 의혹을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을 자처한 보수 성향의 대중지다.

이 매체는 28일자 1면에 ‘대통령…미친 짓을 멈춰라’라는 제목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게재했다.

‘당신은 선거에서 패배했다-당신의 업적을 보전하는 방법’이라는 내용의 부제도 달았다. 뉴욕포스트는 사설에서도 “우리나라의 향후 4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순간을 1주일 남겨 놓고 있다”며 “당신과 국가를 위해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트럼프 캠프가 300만 달러(한화 약 33억원)를 내고 실시한 위스콘신주 2개 카운티의 재검표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 사실을 언급하며 “당신은 선거를 조사할 권리가 있지만, 그 노력으로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 음모론을 주장해 캠프 법률팀에서도 쫓겨난 시드니 파월에 대해서는 ‘미친 사람(crazy person)’이라고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은 뒤 계엄령을 거론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반역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선거 패배에 화가 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은 파멸”이라며 “당신을 지지하는 신문으로서 말하는데, 영향력을 강화하고 미래 복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면 분노를 생산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5일 실시되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조지아 선거에서 공화당이 한 석이라도 차지하면 다수당을 유지할 수 있지만, 두 석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다수당이 바뀐다.

사설은 “조지아주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바이든이 당신의 업적을 되돌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상원을 확보한다는 것은 당신의 유산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조지아주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당신이 가진 매력과 영향력을 이용해야 하고, 승리를 위해 당신의 지지자들을 동원해야 한다”며 “당신의 불만이 아니라 그들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포스트 표지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