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가방’ 여성참모도 코로나 확진

백악관발 감염 ‘들불 확산’…연설문 담당 밀러 보좌관도

WP “트럼프 주변 확진자가 대만 전체보다 많아” 비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다가 불과 사흘 만에 복귀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또다시 감염 환자가 나오면서 백악관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백악관 직원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중 한 명은 해안경비대 참모 제이나 맥캐론으로, 그는 현재 백악관 군사실(WHMO)에 소속돼 있다. 특히 맥캐론은 미국의 핵무기 코드가 포함된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보호하는 직원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핵가방은 미국 대통령이 유사시 핵 공격을 승인할 때 사용하는 핵 암호가 든 검은색 가방이다. 언제나 대통령 근처에 있어야 하기에 평소에는 집무실 공간에 두지만 이동할 때에는 수행하는 군사보좌관이 이를 들고 다닌다.

다른 한 명은 대통령 수발을 드는 현역 군인으로,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함께 백악관 대변인실에도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언론 담당 부서에서 세 번째 감염자가 나왔다면서 이는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을 보좌하는 직원 중 3명이 현재 자가격리 중임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전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공개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대변인실 직원 두 명도 잇따라 양성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대변인실이 위치한 백악관 웨스트윙의 상하층 구역 모두 최근 잇따른 발병으로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여기에 반(反) 이민 정책의 설계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깊숙이 관여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6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백악관에서만 최소한 1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백악관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책 강화를 검토 중이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무서워할 필요 없다”며 조기에 복귀해 딜레마에 빠졌다.

앞서 백악관은 5일 트럼프 대통령과 주기적으로 대면 보고를 하는 고위 참모진에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이나 1층 출입을 자제토록 하는 내용의 내부 지침을 전달했다.

요청이 있을 경우 대통령 집무실이나 2층 거주동만 방문하도록 제한을 뒀다.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6피트(1.8m) 이내로 접근해야 하는 참모의 경우에는 입장 전 손을 씻고 세정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집무실 앞에 준비된 노란색 가운과 마스크, 눈 보호 안경, 장갑 등 개인 보호 장비도 착용해야 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발생한 감염이 지난주 대만 전체의 확진자(8명)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인구 2300만명의 대만은 지난해 중국 우한의 폐렴 환자 사망 보고가 알려진 직후 세계 각국이 심각성을 인지하기 이전부터 입국자 검사를 시작하며 대비책을 세웠다.

앞서 백악관에서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호프 힉스 보좌관이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고, 2일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감염 사실을 알리고 격리에 들어갔다.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원 닉 루나 보좌관도 확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 사실을 알리기 약 3주 전에도 백악관 상주 직원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도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진행된 탓에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당시 참석자 중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톰 틸리스 상원의원, 마이크 리 상원의원, 존 젱킨스 노터데임대 총장, 하비스트 크리스천 펠로십 교회의 그렉 로리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악관 출입기자 최소 3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