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한인 등 소수계 지원자 찾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최종 임상3상 지연…소수인종 피시험자 부족

이르면 11월 의료관계자·고위험군 대상 긴급사용 승인 기대

 

미국 모더나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이 지연되고 있다. 소수 인종 피험자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서다.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할 피험자를 모집하기 위해 고용한 업체가 흑인 등 소수 인종 참가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모더나는 해당 업체에 부족한 피험자들을 채우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등록을 늦추고 소수인종 참가자들을 늘리는데 집중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5개 지역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mRNA-1273’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피험자 모집을 담당하고 있는 폴 에반스 벨로시티클리니컬리서치 대표는 로이터에 인구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임상시험에 다양한 배경의 피험자를 등록하는 일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며 “소수인종 참여자들 모집에 문제가 생긴다면 하룻밤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이 너무 빠르게 진행돼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다 보니 소수인종들이 제외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모더나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기관 100여 개 중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운영 중인 곳이 약 4분의 1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위탁연구기관(CRO)이 대행하고 있다. 모더나의 임상시험은 글로벌 임상전문기관인 PPD사가 대행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백인들보다 감염율이 3배, 사망률도 2배나 높다는 분석도 있다.

모더나에 따르면 9월 17일 기준 mRNA-1273의 임상3상에 등록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전체 등록자 수인 2만5296명 중 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제 미국 인구 비율에 맞추기 위해선 거의 2배 수준인 13%까지 올려야 한다.

그밖에 임상시험에 등록된 라틴계 미국인 비율은 16%이며 아시안계는 3%, 아메리카 원주민은 0.4% 수준이다. 반면 백인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9월 마지막 2주 동안 모더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등록 비율을 늘렸으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신 전문가들과 공중 보건 당국자들은 소수인종의 임상시험 참여를 늘린다면 지난 수 년동안 제기됐던 사회·경제적인 불균형 및 의료시스템에 대한 접근 문제 등 유색인종 공동체와 의료산업 간의 불신을 해소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NIH의 ‘코로나19 예방 시험 네트워크(CoVPN)’를 이끄는 래리 코레이 박사는 “소수민족 공동체와 연계된 의사 및 간호사들로 구성된 지원 프로그램을 임상시험에 투자할 것”이라며 “CRO들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mRNA-1273 개발을 위해 미국 정부로부터 이미 10억달러(약 1조1629억원) 이상을, 미국 대중들에게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또 15억달러(약 1조7443억원)를 넘게 지원받았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는 로이터에 “안전성 및 약효에 문제가 없다면 이번 임상 지연으로 mRNA-1273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이 더 늦춰지진 않을 것”이라며 “빠르면 11월에는 의료 종사자들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EUA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측은 2021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측에 정식으로 상업적 품목허가를 신청할 때는 다양한 집단에 대해 보다 완전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매사추세츠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