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클로로퀸만 빼고 다 투약했다

렘데시비르, 레제네론 이어 영국서 승인한 스테로이드까지 처방

긴급승인-동정적투여 약물 총 동원…’기적의 치료제’만 사용안해

비과학적 신념으로 FDA에 승인 압력…결국 과학적 방법 선택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그동안 ‘기적의 치료제’라고 열심히 홍보해온 클로로퀸은 결국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저녁 합병증 없이 렘데시비르 두 번째 투약(도즈)을 끝마쳤다”고 밝혔다.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주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며 한국에서도 중증환자에게 투약됐다.

의료진은 또한 지난 2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받아 아직 임상실험이 끝나지 않았지만 환자가 원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동정적 사용’ 약품인 ‘레제네론’의 항바이러스제까지 칵테일 처방으로 투여했다.

특히 의료진은 4일 현재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되는 제너릭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투여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대규모 임상 시험 결과 염증 치료 등에 사용돼 온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고 WHO(세계보건기구)도 덱사메타손의 약효를 인정해 긴급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기적의 코로나19 치료제’라며 열심히 홍보해온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이번 대통령 치료에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WHO와 FDA(연방 식품의약국)의 과학자들은 클로로퀸의 약효가 증명되지 않고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예방차원에서 클로로퀸을 복용하고 있다”며 비과학적인 주장을 펼쳐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은 FDA에 클로로퀸의 긴급승인을 위해 압력을 가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평소 비과학적인 자기 신념을 주장하며 코로나19 사태를 오도했던 대통령이 정작 자기 생사 문제에 있어서는 과학적인 조언을 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