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치료제, 태아세포 사용해 개발

“리제네론 항체치료제 개발과정에서 낙태된 태아 세포 사용”

낙태 반대입장과 상충…파우치 “트럼프 회복에 도움줬을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 후 극찬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태아의 세포조직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생명공학 회사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REGN-COV2’가 개발 과정에서 낙태된 태아의 세포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6월부터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명의 존엄성을 높이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태아의 세포조직을 학술연구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국립보건원(NIH)도 지난 8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태아 세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의 진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치유했다”고 극찬한 REGN-COV2의 개발 과정에서 태아의 세포조직이 사용된 것이다.

알렉산드라 보이 리제네론 대변인은 “REGN-COV2의 바이러스 중화 능력을 검사하기 위해 ‘293T’ 세포계를 사용했다”면서 “다만 다른 과정에는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93T는 1970년대 낙태된 태아의 콩팥 조직에서 나온 세포계다.

트럼프 대통령이 REGN-COV2와 함께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도 293T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경쟁 중인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처방받았던 치료제들이 도움이 됐을 수 있다”면서 “항체 치료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냈을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번의 사례로 (약효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중인 연구원의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