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의 공통점…”남성은 강인해야” 신봉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패권적 남성성 동조가 트럼프 표 이어져”

여성도 마찬가지…인종·지지정당·교육수준 등과 관계없이 비슷

남성은 강인하고 뛰어나야 한다’는 문화적으로 이상화한 형태의 남성성에 대한 동조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지지 현상을 설명하는 한 배경으로 제시됐다.

이른바 ‘패권적 남성성'(hegemonic masculinity)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고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심리학 및 여성학 교수 테레사 베스치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총 2007명을 대상으로 한 7개 연구를 통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앞서 이뤄진 6개 연구에서 패권적 남성성과 정부에 대한 신뢰, 남녀차별, 인종차별, 동성애 및 외국인 혐오 등에 관한 질문을 했다. 이와 함께 지지 정당과 2016년 대선에서 투표한 후보,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에 대한 평가 등도 물었다.

마지막 7번째 연구에서는 비슷한 질문과 함께 2020년 대선 때 투표할 후보와, 트럼프와 조 바이든 후보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패권적 남성성을 지지한 참여자는 트럼프 후보를 찍고,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런 성향은 성별이나 인종, 지지 정당,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패권적 남성성에 대한 강한 지지는 강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동성애 및 외국인, 이슬람 혐오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발견했다”면서 “다른 편견을 통제했을 때도 패권적 남성성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베스치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을 강인하고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내세우면서 클린턴 후보의 남성관을 비난하고 성차별적 행동을 보였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점이 남성성에 대해 비슷한 이상을 공유하는 유권자에게 울림이 있었겠지만 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대 미국 사회에서 이상화된 남성성은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으로 강인함을 유지하면서 높은 수준의 힘과 지위, 지배력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런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박사과정 연구원 나다니엘 쉐머혼은 미국 사회가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 이런 패권적 남성성부터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태도와 행동이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모르기 때문에 패권적 남성성이 횡행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승리는 차별과 편견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진전을 이뤘어도 편견을 지탱하는 조직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히 따져묻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유세 중인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