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율, 재선 실패한 카터·부시와 비슷

취임 1238일 기준 트럼프보다 낮은 지지율로 재선 성공은 트루먼

코로나·시위로 지지율 까먹어…”바이든 공격에 모든것 내던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이 1945년 이후 대통령 중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은 3명 중 2명은 재선에 실패했다.

선거전문매체 ‘538’이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취임 1238일째이자 11월 대선을 147일 남겨둔 10일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0%다.

1945년 이후 취임 1238일째 기준 트럼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경우는 해리 트루먼(39.6%), 지미 카터(38.5%),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 W. 부시(35.7%) 전 대통령 등 3명뿐이다. 이 중 카터,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고 트루먼만 성공했다.

이들 3명의 대통령을 다음으로 지지율이 낮았던 대통령은 린든 존슨(46.0%), 버락 오바마(47.6%),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47.7%) 전 대통령이었지만 모두 40% 후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9%로 절반을 넘었는데, 이는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5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트루먼, 카터 전 대통령의 비지지 응답 비율은 각각 45.5%, 52.0%였다.

이에 따라 지지율에서 비지지율을 뺀 순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13.9%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20.6%)에 이어 두 번째이고, 카터 전 대통령(-13.5%)과 비슷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은 -5.9%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징 중 하나는 임기 내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낮은 순지지율을 줄곧 보였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4일째 4.2%의 순지지율을 보였지만 보름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한 번도 플러스로 올라서지 못했다.

반면 카터,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 초반 50%가 넘는 순지지율을 기록했다가 첫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급전직하한 경우다.

1238일째 기준 순수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이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으로 52.2%였고, 리처드 닉슨(34.0%), 로널드 레이건(21.8%)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직전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1.2%였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번의 임기로 끝난 대통령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와 흑인 사망 시위에 대한 대응 비판론 속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실패는 임기 후반 경기침체에 이은 것으로, 당시 대선 경쟁자이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경제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하는 선거운동으로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16년 대선 때 경기 부양 열망 위에서 선거운동을 벌였고 이번에도 강한 경제 지표를 희망했지만 코로나19 위기로 방해받아 두 자릿수 실업률을 안고 선거전에 뛰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갤스턴 선임연구원은 지난 9일 글에서 선거를 몇 달 앞두고 패배를 시사하는 지지율을 안고도 승리한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같은 시점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낮아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대 대선은 대부분 현직 대통령 평가 성격이 있었다고 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한 가지 선택은 선거전의 초점을 자신이 아닌 경쟁자에게 돌리는 것이라며 선거 열기가 더할수록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향해 모든 것을 내던질 것으로 예상했다.

왼쪽부터 아버지 부시, 레이건, 카터, 포드, 닉슨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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