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월드컵 티켓 소지자 비자 우선심사”

루비오는 “티켓이 비자는 아냐…심사 절차 동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티켓 소지자에게 비자 우선 심사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절차를 정비해 입국 대기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2026 FIFA 월드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FIFA 우선 예약 시스템, 이른바 ‘피파 패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월드컵 티켓 보유자 가운데 비자 대기 시간이 긴 경우 우선 인터뷰 예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포용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전 세계 팬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구체적 운영 방식에 대해 “티켓이 곧 비자는 아니며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존과 동일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피파 패스는 단지 신속 예약을 돕는 제도”라며 “전 세계에 영사 인력 400명 이상을 추가 배치해 처리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11개 도시, 캐나다 2곳, 멕시코 3곳 등 총 16개 도시에서 열린다.

참가국은 48개국으로 확대됐으며, FIFA는 티켓 판매가 600만장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212개국에서 티켓이 판매됐고, 인판티노 회장은 “500만~1000만 명이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컵과 관련해 일부 도시를 직접 언급하며 개최권 박탈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를 예로 들며 “안전 문제가 예상되면 개최지를 다른 도시로 옮기자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선출된 시애틀 시장 케이티 윌슨에 대해 “매우 진보적”이라고 비판하며 치안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지난달에는 보스턴 시장과의 갈등을 이유로 개최권 박탈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월드컵 역사에서 개최 도시가 변경된 사례는 거의 없으며, 2022년 발표 이후 16개 개최 도시는 인프라와 보안 계획에 이미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도시 변경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가디언은 “미국 정부가 비자 행정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대통령의 반복적인 개최권 압박이 준비 과정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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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FIFA 월드컵 패스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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