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는 일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총리”

아베, 트럼프에 퇴임 인사…사의 표명 뒤 첫 외국정상 통화

지병을 이유로 중도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로 퇴임 인사를 나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오전 10시께부터 약 3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열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이 확인돼 임기 중에 사임하게 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친한 친구인 아베 총리의 사임에 섭섭한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왕래와 전화 접촉을 통해 미일 간 협력을 심화해 양국 관계가 전례 없이 강고해졌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뒤를 잇는 새 총리도 미·일 동맹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두 사람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스가 장관은 전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재차 요청했고,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미일 양국이 협력해 진행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또 미국산 지상배치형 요격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을 중단키로 한 것과 관련해선 새 미사일 방어 체계 도입을 검토하는 등 보완책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수많은 회담을 통해 우정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번 통화에서도 두 정상 간의 강한 유대를 느꼈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이날 통화 후에 트위터에 “방금 내 친구,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멋진 대화를 나눴다”며 “신조는 머지않아 일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총리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아베 총리가 퇴진을 표명한 뒤 외국 정상과 전화 회담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다.

지난 5월 8일 이후 근 4개월 만에 이뤄진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이번 전화 회담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아베 총리의 후임자로 거론되는 스가 장관도 전화 회담에 배석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는지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아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이날 중 전화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미국 방문 등을 계기로 5차례나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즐기는 등 두 정상은 긴밀한 사적 관계를 자랑해 왔다.

아베 총리가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한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유세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나의 아주 훌륭한 친구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고 싶다. 우리는 훌륭한 관계를 가져왔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우리는 BFF(Best Friend Forever”. /아베 총리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