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빌어먹을 바이러스가 뭔 상관이야”

폴리티코, 트럼프 선거본부 ‘실수’ 리스트 나열

코로나19 과소평가, 친인척 위주 운영 등 지적

자금부족에 예비 며느리가 “음란댄스” 제안도

7일 미국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공식화하자 28년만에 처음으로 선거에 패배한 현직 대통령의 몰락 원인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빌어먹을 바이러스(F***ing Virus)’라는 제목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와 공화당 내부 인사(insiders) 75명을 취재해 트럼프 선거본부가 했던 실수들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우선 가장 큰 실수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과소평가와 비과학적 대응이 꼽혔다. 지난 2월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본부장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결과도 좋고 경제도 환상적”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다가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대통령의 재선을 방해할 단 한가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빌어먹을 바이러스가 도대체 내 재선과 무슨 상관이냐”면서 이를 무시했다. 당시 트럼프 캠페인은 수억달러의 선거자금을 축적한 상태였으며 내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아성이었던 콜로라도와 뉴멕시코, 뉴햄프셔에서도 바이든 후보에 앞서있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대통령의 태도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비과학적 주장과 자기 맹신으로 바뀌었다”면서 “팬데믹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에 대규모 유세를 재개했다가 인원 동원에 실패하는 결정타를 맞았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또 다른 악수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코로나19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외에 트럼프 캠프가 저질렀던 실수를 정리한 것이다.

▷ 선거전 막판 트럼프 캠프와 전국 선거조직을 책임진 RNC(공화당전국위원회)간의 의사소통이 단절됐고 선거전략을 놓고도 충돌이 빚어졌다. RNC는 트럼프 캠프의 광고가 너무 질이 낮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TV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 친 트럼프 슈퍼 팩(Super PAC,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조직) 하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조직화에 수개월이 걸렸고 검찰에 기소된 전 책사 스티브 배넌을 불러들여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결국 이같은 계획은 거물 기부자의 반대로 무산됐고, 카지노 갑부인 셸든 애덜슨이 트럼프 대통령을 용서하고 겨우 자금을 대줬다.

▷ 캠페인 간부들과 공화당 관계자들은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애인인 킴벌리 길포일을 극도로 싫어했다. 능력도 없으면서 구성원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캠페인 멤버 채용과 해고를 마음대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재정을 총책임지는 중책을 맡아 곳곳에서 말썽을 일으켰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 거액 기부자에게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부적절한 농담을 하고 “돈을 낸다면 랩 댄스(Lap dance, 스트리퍼가 돈을 받고 남성 고객의 무릎위에서 추는 춤)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와 여자친구인 킴벌리 길포일[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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