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대법원 `드라이브스루 투표’ 인정

라티노·흑인 많은 해리스 카운티 대상…연방법원 결정 남아

텍사스주 대법원이 차량을 이용한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투표를 통해 행사된 12만여표에 대한 공화당의 무효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으로 여겨져왔지만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탈환과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곳이다.

AP통신과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텍사스 대법원은 대선을 이틀 앞둔 1일 휴스턴 지역 내 해리스 카운티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에서 행사된 12만7000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공화당의 청원을 기각했다.

다만 해당 무효 요청 건에 대해 2일 연방 지방법원 차원의 심리가 열릴 예정이어서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해리스 카운티 주민 40% 이상은 라티노이며 약 20%는 흑인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라티노와 흑인 모두 일반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만큼 공화당으로선 이들의 표심이 반영될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보수 진영의 텍사스 활동가들은 해리스 카운티의 투표 접근권 확대 방안에 대해 강력 반발, 주 및 연방 차원의 여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텍사스주 공화당측은 지난달 12일 해리스 카운티의 드라이브 스루 투표 계획에 대한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이 해리스 카운티의 손을 들어주면서 드라이브 스루 투표의 길이 열린 바 있다.

텍사스 선거법이 드라이브 스루 투표에 대한 허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만큼 ‘도롯가 투표’의 허용 대상은 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유권자에게 국한돼야 한다는 것이 공화당 측의 주장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세 번째로 큰 카운티이자 텍사스 내에서 중대한 격전지로 꼽히는 해리스 카운티는 이번 대선에서 140만명이 이미 사전투표를 마치는 기록을 세운 상태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도입된 드라이브 스루 투표는 유권자가 차량을 몰고 투표소 근처에 도착하면 선거 관리 요원들이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와 함께 차량 창문을 통해 휴대용 투표기를 제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해리스 카운티는 500만명에 가까운 카운티 주민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10곳의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9%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비교적 낙승했으나 이번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평균 2.3% 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박빙의 대결구도가 형성돼 있다. 사전투표 규모도 지난달 30일 기준 전체 등록유권자의 과반인 900만명을 넘긴 상태이다.

텍사스의 선거인단은 38명으로, 민주당 안방인 캘리포니아(55명)에 이어 미전역에서 두 번째로 많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 지역을 내주면 재선 가도에 암운이 드리워지게 된다.

텍사스 주에서 나란히 서 있는 트럼프-바이든 지지자들
(Ronald W. Erdrich/The Abilene Reporter-News via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