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머스크 리스크’에 흔들…전통 차업계 대반격

완성차 업계, 투자·라인업 확대로 전기·수소차 전환 가속페달

머스크 가상화폐 구설수로 불매운동 자초…”금방 따라잡힌다”

자동차 동력장치의 대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전통 차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수소·전기 동력차 개발경쟁은 갈수록 불붙고 있다.

특히 상용 전기차 태동기 이슈를 선점하며 시장을 주도해온 테슬라에 대항한 전통차업계의 대반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잦은 설화로 ‘CEO 리스크’를 자초한 테슬라의 균열을 파고드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 1위를 탈환한 토요타는 올해 상하이모터쇼에서 bz4x 콘셉트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내년 첫 전기차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15대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탈내연기관 목표를 분명히 했다.

글로벌 2위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의 전기차 전환도 발빠르다. e-트론 GT를 선보인 아우디는 올해 순수 전기차 모델을 3종에서 7종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 포르쉐도 타이칸을 필두로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1위 제너럴모터스(GM)와 2위 포드는 각각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 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전기차 대열에 합류했다. 토요타와 테슬라는 일본업체 파나소닉과 손잡는 등 완성차와 배터리업계의 합종연횡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국내 1위이자 글로벌 판매 6위 현대차그룹도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진행하며 미래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개발 또는 합작사 추진으로 전기차 모델 개발 및 성능개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2025년까지 74억달러(8조14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하는 장기·거대 프로젝트다.

반면 승승장구를 거듭해온 테슬라의 움직임은 예상 외로 잠잠하다. 오히려 일론 머스크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입장을 수 차례 번복하며 소비자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 교란 행위로 구설에 오르면서 전세계적인 불매 운동을 자초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까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판매량은 49만9550대에 달했다. 올 1분기에도 18만4500여 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판매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상하이 모터쇼에서 발생한 테슬라 차주 항의 시위 등으로 촉발한 안전성 논란, 여기에 코인 관련 오락가락 행보로 불매 운동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어 2분기부터 실적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이슈 메이커를 자처하며 전기차 시장 파이를 키우는데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전기차의 핵심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 분야에서 테슬라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디자인과 제조 노하우를 수십년에서 수백년 쌓아온 내연기관 업체들이 간극을 좁히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에서 15일 테슬라의 자율주행 전기차가 경찰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워싱턴주 스노호미시카운티 셰리프국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