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고립 한국인 13명 석달만에 귀국길

멕시코 한국대사관과 멕시코 정부 중재로 특별기 이용

쿠바의 입출국 금지 조치로 현지에서 석 달 가까이 고립됐던 한국인들이 멕시코 정부의 특별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20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쿠바에 머물고 있던 한국인 13명이 지난 19일 쿠바 수도 아바나를 출발하는 임시 항공편을 타고 멕시코 칸쿤을 거쳐 이날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교민과 연수생, 여행객, 선교사 등으로 이뤄진 한국인 승객들은 지난 4월 1일 쿠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예고 없이 공항을 폐쇄한 이후 현지에서 격리 생활을 이어왔다.

당초 5월 말까지로 예상됐던 공항 폐쇄 조치는 여전히 풀리지 않아 쿠바 내 한국인들의 고립도 기약 없이 길어지던 상황이었다.

미수교국인 쿠바 업무를 관할하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귀국을 원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멕시코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했고, 이번에 멕시코가 자국민 수송 등을 위해 마련한 특별기에 한국인들을 태울 수 있게 됐다.

공항 폐쇄 조치 직후인 지난 4월 5일엔 한국인 5명이 주쿠바 캐나다대사관이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캐나다를 경유해 귀국하기도 했다.

이번에 멕시코에 도착한 이들은 대부분 내주 출발하는 아에로멕시코의 인천행 항공편으로 귀국하게 된다.

기약 없던 고립을 끝내고 쿠바를 빠져나온 한국인들은 우리 정부의 노력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기쁨과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주멕시코 대사관 측은 전했다.

대사관은 “현재 쿠바엔 20∼30명의 한국인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달 초에도 멕시코가 마련한 아바나발 멕시코시티행 특별기의 운항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쿠바에 고립됐다 멕시코 정부의 특별기로 귀국길에 오른 한국인들이 2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공항에서 대사관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