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대신 도어대시…슈퍼볼 광고 세대교체

배달업체·온라인 물품 거래·중고차 사이트 등 새 광고주로

코카콜라·펩시·버드와이저 , 자동차업체 등 터줏대감 하차

올해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 경기에서는 광고주들의 세대교체가 대거 일어날 예정이라고 경제매체 CNBC가 4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급성장한 회사들이 대거 광고를 내기로 한 반면 슈퍼볼에서 터줏대감 행세를 해오던 일부 기업은 빠졌기 때문이다.

슈퍼볼의 하프타임 때 나오는 광고는 막대한 홍보 효과 때문에 상품·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알리려는 기업 간에 광고 쟁탈전이 벌어진다.

NFL 팬들은 물론 평소 프로풋볼 경기를 보지 않는 사람까지도 슈퍼볼 경기는 온 가족이 모여 챙겨본다.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40%가 넘고, 그 결과 올해 슈퍼볼 광고는 30초당 단가가 약 550만달러(약 61억6천만원)에 달한다.

CNBC는 올해에는 소비자들이 과거 슈퍼볼 때 보지 못한 새로운 광고주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 중 상당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호황을 누린 기업들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최근 게임스톱 주가 급등 사태 속에 이 회사 주식의 거래를 제한해 원성을 산 무료 증권 앱 ‘로빈후드’, 온라인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 온라인 중고차 거래사이트 ‘브룸’, 전문가 프리랜서를 찾는 구인 사이트 ‘파이버’ 등이 포함된다.

또 온라인 도박 사이트 ‘드래프트 킹스’, 멕시칸 체인 음식점 ‘치포틀레이’, 개인 간 물품 거래 사이트 ‘머카리’, 구직 사이트 ‘인디드’ 등도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낼 예정이다.

이들 중 일부는 팬데믹으로 외출이 어려워진 소비자를 겨냥한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예컨대 도어대시는 인기 인형극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 나와 키친타월이나 쿠키 같은 아이템도 배달해준다는 점을 알린다. 식당 음식을 주로 배달해주던 이 업체는 지난해 각종 가정용품과 건강·의료용품으로 배달 품목을 확대했다.

잔디 씨 등 정원 가꾸기 아이템을 판매하는 ‘스코츠미러클-그로’는 슈퍼볼 광고를 통해 팬데믹 기간 확보한 추진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의 짐 해게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코로나19 기간 2천만명의 새 고객을 확보했다”며 “목표는 그들을 유지하며 시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게돈 CEO는 슈퍼볼 광고가 그런 고객들을 찾아가고 그들이 고객으로 머물도록 설득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디드는 사람들이 경제적 고충에 직면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 광고를, 파이버는 중소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업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다룬 광고를 준비했다.

머카리는 한 커플이 2대의 팝콘 만드는 기계를 선물로 받은 뒤 그중 한 대를 머카리를 통해 다른 집에 파는 내용의 광고 화면에 “집에서 거의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사고파세요”라는 내레이션을 실어 내보낼 예정이다.

특히 팬데믹 때문에 이 광고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실제 룸메이트나 부부가 캐스팅됐다.

지난해 상장한 브룸은 전통적인 중고차 매장에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사고파는 것의 장점을 홍보하는 광고를 준비했다.

브룸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피터 셔는 “광고 세계에서 슈퍼볼보다 더 큰 무대는 없다”며 “대규모 시청자들을 찾아갈 것이란 점에 흥분된다”고 말했다.

올해 슈퍼볼 광고주 명단에서는 대신 터줏대감이었던 코카콜라와 펩시, 버드와이저가 빠졌다. 현대차와 기아도 올해는 광고를 내지 않기로 했다.

광고회사 인터퍼블릭그룹의 CEO 리 뉴먼은 새로운 광고주 일부는 팬데믹 시기 크게 성장한 곳들로, 슈퍼볼을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높이는 발판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먼은 “전통적으로 슈퍼볼은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 이름을) 누구나 다 아는 이름으로 바꾸는 도구였고, 올해도 이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 ‘슈퍼볼’ 안내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