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고층빌딩, 아파트로 변신 추진

상업용 건물 주거용 전환하면 뉴욕시에 아파트 1만4천채 공급

뉴욕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 맨해튼의 빌딩 숲이 생존을 위해 아파트로 변신을 모색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뉴욕의 건물주들이 상업용 임대공간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임대업자들의 이익단체인 뉴욕부동산위원회는 상업용 건물을 아파트로 임대할 수 있도록 건물용도 변경과 건물 수용인원 제한 등 각종 규정을 개정해 줄 것을 뉴욕 당국에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뉴욕부동산위원회에 따르면 뉴욕의 상업용 건물 중 주거용으로 적절한 공간을 아파트로 바꿀 경우 뉴욕시 전체에서는 1만4000채, 맨해튼에서는 1만 채의 아파트가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상업용 건물을 아파트로 변환시키는 것은 임대업자뿐 아니라 뉴욕 시민과 뉴욕시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위원회의 주장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했던 맨해튼 중심가에 주거공간을 늘리는 것은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는 뉴욕시의 세수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야기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택 근무 증가 등으로 인적이 끊기다시피 한 맨해튼에 주거공간이 늘어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선 뉴욕시와 뉴욕주 의회를 거쳐 시장과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일단 뉴욕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측은 “뉴욕시는 언제나 주거지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호텔을 저소득층용 주거공간으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시민단체인 유나이티드포하우징은 내년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에게 빈 호텔 공간을 저렴한 거주 공간으로 제공하는 공약을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