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알약, 저소득·무보험자엔 ‘그림의 떡’

NBC “의사만 처방권한…의료기관 접근 어려우면 제때 복용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 알약의 처방 권한이 의사에게만 있어 미국의 저소득층과 무보험자는 복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미국 N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Pfizer / AFP. 화이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화이자 제공]

현재 미국에선 코로나19 알약 치료제는 머크앤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둘 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해서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저소득자와 무보험자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미국 현행법은 팬데믹 기간에 약사도 백신 접종과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투여,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지만 항바이러스제 알약 처방은 금지한다.

약사와 여러 약국단체는 약사가 항바이러스 알약을 처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식품의약국(FDA) 등 관련 정부 기관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약사에게 항바이러스제 알약 처방을 허용하면 약사가 백신과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한 것처럼 코로나19 알약 치료제를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채나파 탄티반차차이 FDA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요인에 기초해’ 두 알약 치료제의 처방 권한을 ‘전통적’ 처방자인 의사에게 부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약물의 부작용,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 잠재적인 신장 기능 문제, 입원과 사망 등 중증 진행 위험이 있는 환자의 기저질환 평가 등을 들었다.

FDA 정책 관련 법률회사의 로비스트인 윌 개빈은 두 알약의 공급 부족 문제가 처방 권한에 대한 FDA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했다.

처방 권한을 의사에게만 허용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항바이러스제 알약을 사용하는 것은 어려워지겠지만 공급량이 부족한 알약을 더 심각한 중증 환자나 면역저하자 등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불행히도 FDA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고 많은 것을 절충해야 하는 그런 어려운 결정에 직면하곤 한다”며 “FDA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절충안을 찾다가 의사에게 처방 권한을 주기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무보험자에 대한 의료 불평등을 우려하는 이들은 현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항바이러스제 알약처럼 코로나 퇴치를 위한 새로운 방법이 등장할 때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그 혜택을 가장 늦게 본다고 지적한다.

버지니아대 병원 집중치료실 타이슨 벨 박사는 “우리는 이 문제에서 교훈을 얻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며 “보건 형평성을 우선해야 하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