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도 뇌 손상 가능성”

텍사스대 연구팀 “급성 바이러스성 소뇌염 사례 나와”

기침·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도 뇌손상을 말하기와 걷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소속 연구원 애드리아나 포블로와 앤드루 오어바흐는 최근 응급의학저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30세 남성이 구토와 함께 말을 더듬고 비틀거리는 증상을 보이자 현지 의료진은 이 남성을 당초 뇌줄중으로 진단했었다.

그러나 검사 결과 이 남성의 뇌에선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 남성의 폐에서 염증이 확인됨에 따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남성은 열흘 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신경학적 치료를 받았고,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으나 여전히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이 환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계속 안정적인 체온을 유지하고 호흡기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이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라 급성 바이러스성 소뇌염을 앓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임상적으로 많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의 의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도 코로나19 발원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환자 가운데 3분의1 이상이 의식 저하와 발작, 후각 상실, 급성 소뇌염, 신경통 증 각종 신경 질환을 앓았다고 보고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우한에서 보고된 이들 환자는 대부분 호흡기 증상이 동반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