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역설…독감 환자가 사라졌다

싱가포르 6월이후 환자 제로…’겨울’인 남미도 환자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6월 이후 독감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달 27일 지난 6월 이후 전국적으로 집계된 독감 발병 사례가 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선 4~5월도 각각 1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대책이 강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한달에 수십명의 환자가 발생했었다.

지난달 16~22일 의료기관 방문자 중 감기 등 급성 상기도염 증세를 보인 사람은 하루 평균 7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621명보다 30% 넘게 줄었다. 지난해는 이들 중 약 2%가 인플루엔자 판정을 받았지만, 올해는 한 명도 없었다.

아사히는 “올해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접촉을 피하는 코로나19 대책이 독감을 예방하면서 환자 수가 큰폭으로 줄었다”면서 “싱가포르는 남반구가 겨울인 7월 독감 유행이 절정을 이루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남반구에 위치해 현재 겨울철인 남미 지역에서도 마스크 작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플루 환자가 급감한 것으로 보고됐다.

싱가포르 국립감염증센터의 버나비 영 컨설턴트도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제한이라는 코로나19 대책으로 독감을 포함한 상기도염이 많이 줄어든 것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던 지난달 초에 비하면 확산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40~50명이 새로 보고되고 있다. 3일 오후 기준 싱가포르의 누적 확진자는 5만6908명, 사망자는 27명이다.

독감 백신 접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