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심각한 당뇨병 유발…어린이가 더 취약

로이터통신 “1, 2형 가리지 않고 심각한 당뇨병 초래”

코로나19가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당뇨 위험인자가 없는 성인과 어린이라고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고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 코로나19가 없던 당뇨병 생기게 해

당뇨병이 있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미국 보건 관리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 중 거의 40%가 당뇨병을 갖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제 더 나아가 코로나19가 없던 당뇨병도 생길 수 있게 한다는 데까지 연구가 나아갔다.

프란치스코 루비노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코로나19가 당뇨병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연구팀을 이끄는 그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이같은 사례를 모아왔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당뇨병의 경우 증상은 순식간에 나빠지고 생명을 위협하는 데까지 갈 수 있다. 코로나19에 노출되어 앓고 난 뒤 몇달이 지난 다음에 갑자기 당뇨가 발병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뇨병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제1형 당뇨는 인체 면역 시스템이 췌장의 인슐린 생산 세포를 파괴했을 때 발생한다. 미국인 160만명이 이 당뇨를 앓고 있다.

제2형 당뇨는 더 많은 이들이 앓고 있다. 인체가 인슐린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장시간 세포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갖게 되면서 혈당이 오르게 되는 것으로, 미국인 3000만명이 이 당뇨병 유형이다.

◇ 1, 2형 가리지 않고 심각한 당뇨병 초래

이전에도 제1형 당뇨는 독감이나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왔다. 바이러스 감염이 인체에 스트레스를 줘서 혈당 수준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의사들은 이뿐 아니라 고령이거나 과체중 등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된 후 당뇨병 비상사태를 경험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제1형 당뇨병의 초기 증상은 극심한 갈증, 피로, 잦은 배뇨, 체중 감소 등이 있는데 미국인인 아서 시미스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아들이 수척해지고 잠이 많아진 것을 보고 단순히 코로나 때문에 집밖으로 못나가서 스트레스를 받은 거라고 생각했다.

증세가 계속되어 인근 병원에 간 후에야 아들이 혈당과 소변내 케톤 수준이 매우 높은 상태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 지표들은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병케톤산증(diabetic ketoacidosis)의 증세였다. 의사들은 제1형당뇨로 진단내리고 아들이 혼수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즉각적인 입원을 권유했다.

시미스는 어떻게 아이가 당뇨병에 갑자기 걸릴 수 있냐면서 그 원인이 코로나19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부인이 모두 지난 봄에 코로나19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의 경우 활성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노출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체검사는 아직 받지 못해 수주전 코로나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 당뇨병 유발 기제는 아직 불명

어린이가 더 취약 : 의사들은 재빨리 변화하는 바이러스 때문에 당뇨병을 일으키는 코로나19라는 가설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쌓이는 사례들을 입증할 집중적인 연구는 아직 초기 상태다. 로버트 에켈 미국 당뇨병학회 의약과학부 담당자는 “지금 우리에겐 해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당뇨병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은 이들 코로나와 연관된 당뇨병이 어른보다 월등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출간된 한 논문에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연구자들은 3월말부터 6월초까지 다수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제1형 당뇨를 가진 어린이들이 2배에서 많게는 30배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어린이 5명은 앞서 코로나19 확진자였지만 많은 어린이들은 검사를 받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LA)어린이병원은 3월부터 8월까지 당뇨병케톤산증 때문에 병원으로 왔다가 새롭게 제2형당뇨로 진단받은 환자들 수가 약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 헌츠빌 병원의 간호사이자 당뇨병 교육가인 브랜디 에드워즈는 “내가 기억하는 어떤 해보다 제1형 당뇨병이 더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