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면역력 8개월 후에도 지속”

호주 모내시대학 연구진 ‘면역학’ 학술지 게재…백신 장기 면역 제공 희망

백혈구의 일종인 ‘메모리 B세포’가 항체 소멸 후에도 새로 면역 반응 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체내 면역이 최소 8개월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이 바이러스 전파를 통제하는데 필요한 보호기간을 충분히 제공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6일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에 따르면 호주 모내시대학, 알프레드병원 및 멜버른의 버넷연구소 연구진은 체내 면역계가 코로나19에 대한 보호 기능을 장기간 기억해 백신이 장기적인 예방 효과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22일 해외 학술지인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다.

연구를 진행했던 메노 반 젤름 모내시대학교 면역학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백신이 장기적인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시간은 우리편이 될 것이라고 획신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지원자 25명으로부터 감염 후 4일부터 최대 8개월(242일)에 이르기까지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또한 비교를 위해 코로나19 감염 경력이 없는 36명의 혈액샘플도 함께 분석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환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항체 생성 20일이 지나면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코로나19 항체가 체내에서 빠르게 소멸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 특히 항체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일수록 빠르게 감소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관찰기간인 8개월 동안 면역세포이자 백혈구의 일종인 ‘메모리 B세포(Bmem세포)’가 항체 소멸 후에도 새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메모리B 세포는 일반적인 B세포 중에서도 0.008%~0.1% 비율로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B세포는 바이러스 같은 항원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B세포에 의해 만들어진 항체는 몸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중화시킨다. 또한 병원체가 사라지면 다시 활동을 멈췄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해당 바이러스가 다시 몸안에 침입했을 때 이를 기억해 새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특히 이 메모리 B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중 수용체 결합 단백질’(RBD)과 바이러스 내 단백질 부분인 뉴클레오캡시드를 기억해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돼도 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이 생겼다면 최소한 8개월까지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일정 수준의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젤름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면역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8개월) 이상은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며 “기대를 뛰어넘는 지속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의 매케슨 배송센터에서 모더나의 백신이 박스에 포장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