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련 소아 괴질 한달새 600명 발병

미국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총 2617명 보고…33명 사망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피해야”

미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후유증인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MIS-C)’ 사례가 최근 한달간 600명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으로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어린 MIS-C 의심 환자들은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철저히 하고, 감염된 경우에는 MIS-C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서 한 달간 약 600건 보고, 영국 지난해 4월 대비 약 3배 증가

CNN 방송은 8일 미국 내 MIS-C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중순부터 2021년 3월 1일까지 2617건(명)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또한 MIS-C로 사망한 환자들도 3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했던 미국 내 보고된 MIS-C 환자 사례는 2060건이었다. 약 한 달만에 무려 600건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MIS-C는 영유아에서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 증상인 가와사키병과 증상이 비슷하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부분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소아·청소년들 사이에서 나타난다.

다만 가와사키병은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률이 높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발병이 드문 반면 MIS-C는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에서는 해당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고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보고되고 있다.

CDC에 따르면 MIS-C는 1살 미만에서 20세까지 폭넓게 발생한다. 하지만 1~14세 사이에서 주로 발병하며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9세다. 미국 내 MIS-C 환자의 99%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1%는 코로나19 환자와 접촉이 있었다.

MIS-C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은 폐, 신장, 뇌, 피부, 눈, 소화기관 그리고 특히 심장 등 하나 이상의 신체 부위에서 심각한 염증이 나타난다. 지난달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MIS-C 환자들 중 약 69%는 평소에 기저질환이 없었다. 또한 비슷한 연령대의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 비해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을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미국뿐 아니라 최근 영국에서도 MIS-C 의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독일 DW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최대 100명에 달하는 소아·청소년들이 매주 코로나19 후유증인 MIS-C로 입원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4월 일주일에 약 30건 정도의 MIS-C 사례가 보고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2일 MIS-C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NIH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 환자들에 대한 위험평가 및 일부 소아·청소년 환자들에서만 MIS-C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연구할 계획이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바이러스에 노출 피해야”

MIS-C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후유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통해 MIS-C 발생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래리 코시올렉 노스웨스턴대학교 로리 어린이병원 교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MIS-C 증상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자녀들이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시올렉 교수는 “모든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이 꼭 맞는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적절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소아과 학회가 발표한 가와사키 병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 생후 6개월의 이 아이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소아과 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