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조기 은퇴붐에 미국 인력난 가중

팬데믹 기간 150만명 추가 은퇴…저소득층 두드러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조기 은퇴 붐으로 인해 미국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월∼올 4월 은퇴자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150만명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많은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고령화됨에 따라 은퇴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코로나19로 인해 그런 추세가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보스턴대 은퇴연구센터에 따르면 62세 이상이면서 주당 소득이 하위 3분의 1인 계층의 실업률은 2019년 2분기 28%에서 지난해 4분기 38%로 약 10%포인트나 급등했다.

그러나 소득 상위 3분의 1계층의 실업률은 같은 기간 18%에서 22%로 약 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여유가 있는 베이비붐 세대는 최근 주식시장 호황과 집값 상승 덕분에 조기 은퇴에 나서고 있지만, 소득이 낮은 이들은 그럴 만한 형편이 되지 않음에도 노동시장을 이탈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가계의 절반가량이 퇴직금 계좌가 없었다.

조기에 퇴직한 이들이 나중에 여건이 나아지면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지가 관건이나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연방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5∼5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코로나19 상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79.8%에서 올해 9월 81.6%로 회복했으나, 5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9월 현재 38.6%로 지난해 4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 위기 벗어나면서 구인난 심화하는 미국
코로나 위기 벗어나면서 구인난 심화하는 미국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