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조용한데 연비까지”…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42.8㎞ 주행 ‘연비 17.6㎞/ℓ’ 기록…안락한 주행성능도 장점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 뉴스1

토요타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로는 제대로 역할을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보니 토요타가 하이브리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친환경과 정숙성은 기본이고, 고유가 시대에 높은 연비 효율도 보여주는 미니밴이다.

지난 26일 ‘토요타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했다. 시승 차량은 지난 4월 국내 출시된 미니밴 ‘시에나 하이브리드 2WD’다. 이날 시승은 서울시 서초구 더케이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수원시를 왕복하는 42.8㎞를 주행했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시스템 총 출력 24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 기준 2WD 14.5㎞/ℓ, AWD는 13.7㎞/ℓ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기존 모델 대비 엔진후드를 높이고 A필러를 후방으로 이동시켰다. 측면에는 캐릭터 라인을 삽입해 미니밴의 투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까운 디자인을 채용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스포티한 리어 램프와 백도어로 연결됐다.

실내는 대시보드의 상, 하단을 분리해 단조롭지 않은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새롭게 적용된 울프우드 트림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한다. 여기에 센터페시아부터 콘솔박스까지 연결되는 넓고 단순한 내부 공간을 통해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2열은 최대 624㎜를 움직일 수 있는 슈퍼 롱 슬라이드 시트로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실내(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 뉴스1

자동차는 토크가 높으면 순간적인 가속력과 연비, 힘이 좋아진다. 모터의 경우, 처음 구동하는 시점에 가장 토크가 높다. 엔진과 모터가 결합하면 저속에서는 토크가 높은 모터, 중속에서는 토크가 높은 엔진이 작동하는 것이 하이브리드의 원리다. 주행 중 버려질 수 있는 에너지를 모터가 발전기 역할을 해서 회수할 수 있다.

토요타는 기존 파워트레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한 개념이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2개의 모터가 결합된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병렬 방식 사용해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 주행하고. 엔진 작동하면 차량 구동과 동시에 충전하게 된다.

가속 시에는 엔진 효율이 높은 구간에서 모터의 구동력과 엔진의 구동력이 결합돼 낮은 연료 소비량으로 파워풀한 주행이 가능하다. 또 감속 중에는 회전 중인 타이어가 모터를 구동하고 전기를 발생시켜 배터리에 전원을 저장해 재사용한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치고 달리는 차가 아니다. 전반적으로 안락하고 안전한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차다.

저속주행에서의 정숙성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시동이 걸렸는지 헷갈릴 정도다. 엔진이 개입될 때 부드러운 점도 장점이다. 적절한 회생제동으로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았다. 도심주행에서는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여기에 차체로 전해지는 잔진동이나 충격이 거의 없어 견고한 인상을 준다. 저속 주행에서의 승차감이 고급스럽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사진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 뉴스1

다만 고속주행이나 오르막길에서는 2톤이 넘는 공차중량(2145㎏) 때문인지 간혹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90㎞/h 이상 속도로 주행할 때는 차량 내부로 약간의 소음이 전달됐다.

실내 공간과 안전사양은 만족스럽다. 주행 중 파노라믹 뷰 모니터가 수시로 작동해 차량 주변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디지털 리어 뷰 미러는 뒷좌석 승객이나 짐에 구애받지 않고 넓은 후방 시야를 확보해준다. 다만 디지털 리어 뷰 미러와는 달리 파노라믹 뷰 모니터는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단점이다.

센터페시아에는 한글화를 지원하는 7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 가능한 9인치 터치스크린 등이 적용됐다. 개인적으로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버튼인 점이 만족스러웠다. 사용하기고 편리하고, 직관적이다.

긴 거리를 주행하지는 못했지만 42.8㎞를 달리면서 17.6㎞/ℓ라는 연비를 기록했다. 경쟁 차량 대비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 연비 효율성과 안락하고 조용한 미니밴을 원하는 고객은 구매를 고려해볼 만 하다. 다만 가격은 경쟁 차종보다 다소 높다.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AWD 모델 6340만원 △2WD 모델 64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