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정부 “정체불명 폐렴 보도는 가짜뉴스”

중국 언론 보도 반박…”코로나 미확진 폐렴환자 통계 잘못 해석”

현지 한국의료기업 MPK “코로나19 관련 폐렴환자일 가능성 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은 정체불명의 폐렴이 확산 중이라는 중국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카자흐 보건부가 10일 주장했다.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보도문을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인 정체불명의 폐렴 사례들이 보고됐다는 일부 중국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에서 폐(폐 CT 사진)의 ‘간유리음영'(ground glass opacity)처럼, 임상적 코로나19 증상이 확인되지만 진단검사에서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지 않은 폐렴을 별도 코드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전하면서 카자흐스탄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 부류의 폐렴 환자들을 별도로 분류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간유리음영 증상은 폐 CT 사진에서 반투명 유리같은 옅은 음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보건부는 그러면서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관리 조치를 적기에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부 설명에 따르면 중국 언론이, 코로나19가 유력하지만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폐렴 환자 통계를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 통계로 잘못 해석했다는 것이다.

카자흐스탄 제2도시 알마티에 진출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 해외의료사업 전문기업 ‘메디컬파트너즈코리아'(MPK)의 민희석 대표(내과전문의)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민 대표는 “카자흐스탄의 정체불명 폐렴 소동은 여러 이유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폐렴 환자들을 괴질 환자로 잘못 판단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론 모두 코로나19 폐렴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카자흐스탄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4월 이후로 1~3월 기간엔 검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카자흐의 검사 역량이 부족해 사망할 때까지도 검사를 못 받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사실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는 폐렴 환자가 많다”고 소개했다.

민 대표는 이어 “카자흐스탄의 코로나19 공식 사망률은 0.5~0.6% 수준인데 이는 카자흐처럼 보건체계가 열악한 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낮은 수치”라면서 “소위 정체불명 폐렴 환자를 코로나19 사망자에 모두 포함하면 약 5% 정도의 사망률이 나와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도 확진은 받지 못했지만 사실은 코로나19 환자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설명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앞서 이날 카자흐 주재 중국대사관이 전날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자국민에게 정체불명 폐렴 주의보를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대사관은 카자흐스탄에서 폐렴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 1772명이 사망하고, 특히 6월 한 달 동안에만 628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정체불명 폐렴의 치사율은 코로나19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현재 5만4747명으로 그 가운데 264명이 사망했다. 하루 신규확진자는 1726명에 달했다.

카자흐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현지 정부가 서둘러 방역 제한조치들을 완화한 영향 등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같은달 17일 1000명대(1033명)를 넘어섰으며, 전날엔 1962명까지 치솟았다./연합뉴스

카자흐 알마티 시내에서 한국의료기업 MPK가 운영하는 한국형 ‘드라이브 스루’ 검사 센터. [알마티 주재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지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