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에 유타주 대형 소금호수도 ‘바닥’

독성 물질 바람에 날려 인근 주민에 위협…철새 먹이도 고갈

전문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생태계 붕괴 재앙 몰고 올 수도”

가뭄으로 말라붙은 미 최대 소금호수 그레이트솔트 호수
가뭄으로 말라붙은 미 최대 소금호수 그레이트솔트 호수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심각한 가뭄으로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 호수가 메말라 지역 주민과 야생 조류에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7일 연방 지질조사국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그레이트솔트 호 수위는 1277.5m를 기록해 1875년 측정 시작 이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0년대 말 약 8540㎢에 달했던 호수 표면적도 최근 3분의 1 수준인 2590㎢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커다란 분지 지형 안에 있는 이 호수에는 바다처럼 소금기가 가득한데, 수량이 줄면서 9∼12%대였던 염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니 벡스터 웨스트민스터 대학 생물학 교수는 “올여름에 호수의 염도가 17%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생태계 붕괴에 대해 우려했다.

호수가 메마른 원인으로는 인구 급증과 기후 변화가 꼽힌다.

지난 십수 년간 서부 지역에서 가뭄이 이어진 데다 호수로 흐르던 많은 물이 중간에 가정용·농업용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수량이 줄어들면 야생조류의 먹이였던 브라인 새우(Brine shrimp)가 감소해 1000만 마리의 철새들이 머물 곳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후학자인 로버트 질리스 유타 주립대 교수는 “호수 물이 고갈된다면 산업도, 농업도, 생명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지역 목장주이기도 한 조엘 페리 하원의원도 “뭔가 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호수는 언젠가 폭발할 수 있는 잠재적 환경 핵폭탄을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