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국빈방문이 도대체 뭐길래?

윤석열 대통령 오는 4월26일 미국 국빈방문 관심

최고 수준 예우지만 ‘공식방문’과 큰 차이는 없어

2개 도시 방문 가능성도…휴스턴, 애틀랜타 물망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월 26일 미국을 국빈방문한다는 백악관의 발표가 나온 후 미주 각지의 한인 사회에서 윤 대통령을 초청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빈방문으로 해석되는 ‘State visit’은 국가 정상을 초청하는 형식 가운데 최고 수준의 예우를 갖추는 행사이다. 미국은 외국 귀빈을 맞는 외교 행사를 ‘국빈방문’과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개인방문(private visit)’으로 구분한다.

미국의 국빈방문과 공식방문은 국가원수와 실권형 총리(영국, 일본 등)에게 적용되며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의 환영행사, 백악관 환영식 및 예포발사, 백악관 공식만찬, 정상간 선물 교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 숙박, 국기 게양 등이 모두 동일하다. 다만 백악관 환영식에서 국빈방문은 21발의 예포를, 공식방문은 19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국빈방문과 공식방문 모두 백악관 환영식에서 미국 대통령 공식입장, 방문 정상 공식입장, 공식 인사, 양국기 입장 및 국가 연주, 의장대 사열, 환영사, 방명록 서명, 선물교환, 공식오찬으로 동일한 행사를 갖는다. 다만 백악관 공식만찬의 의상은 국빈방문과 공식방문이 다른데 국빈방문의 경우 검은 타이 대신 흰색 타이를 매기도 한다. 국빈방문의 경우 공식만찬에서 두 정상이 입장할 때 환영 행진곡이 연주되며 건배와 공연, 사교댄스 등의 순서가 진행된다.

국무부가 주최하는 공식 오찬(Department of State luncheon)은 공식방문한 정상에게만 개최되며 국빈방문의 경우 참석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만찬의 호스트가 부통령과 국무부 장관이기 때문에 사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연방 의회 합동연설은 공식방문과 국빈방문 모두 가능하지만 전적으로 의회에 초청 권한이 있기 때문에 현재 한국 대통령실이 의회 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공식방문으로 미국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의회 초청으로 합동연설을 가졌다.

미국을 국빈방문한 한국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7번째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빈방문으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지난해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1명 뿐이다. 백악관은 한국 대통령을 국빈방문으로 초청한 이유에 대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굳건한 우호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일부 미국 언론들은 현대차와 SK 등 한국기업의 투자를 높이 평가하고 반도체 산업 장악을 위해  한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지난 3월 1일 발표된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도 사실상 미국과의 사전 조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한미일 3국의 동맹을 통한 중국 견제라는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한 대가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도 이번 국빈방문에서 일정한 외교적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빈방문 공식 일정은 공식방문과 마찬가지로 4일이다. 가장 최근 미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11년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워싱턴 DC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14일 자동차 도시인 디트로이트를 거쳐 15일 시카고를 방문해 동포간담회를 갖고 16일 귀국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도 4월 26일 방문해 29일 오전까지 국빈방문을 마친 뒤 미국 주요 도시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취재결과 현재로서는 휴스턴 방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틀랜타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2011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700마일 이상 떨어진 디트로이트와 시카고 2개 도시를 방문한 만큼 이번 방문에서 휴스턴과 애틀랜타를 모두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휴스턴과 애틀랜타의 거리는 544마일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백악관이 발표한 국빈방문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