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코로나 환자 사망률 ‘뚝’…이유는?

중환자실 사망률 3월말 59.5%→6월 41.6% 급락

다른 바이러스성 폐렴에 비해선 사망률 2배 높아

전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사망률이 지난 몇 개월간 3분의 1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연구진은 △초기 코로나19로 사망률이 치솟던 시기를 거치면서 점차 치료가 표준화된데다 △초기 압박이 심했던 중환자실 상황이 어느정도 개선된 점 그리고 △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중증 환자들의 입원기간이 장기화되며 사망률 데이터에 느리게 반영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영국 브리스톨대학은 유럽, 아시아, 북미 등 3개 대륙에서 집중치료를 위해 중환자실(ICU)에 입원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전체 사망률이 3월말에서 5월말 사이에 3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5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최근 영국마취학회저널(Association of Anaesthetist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성인 환자들의 사망률을 구하기 위해 지난 5월 31일까지 ‘메드라인(Medline)’, ‘엠베이스(Embase)’, ‘펍메드(PubMed)’, 코크란 라이브러리(Cochrane Library) 등 온라인 의학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중환자실에서 입원 후 퇴원 또는 사망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측정했으며 아직 입원중인 환자들은 포함하지 않았다.

분석결과 아시아, 유럽 및 북미 지역에서 총 24개 연구에서 1만150명을 확인했다. 5월 말일까지 코로나19 환자들의 중환자실 내 사망률은 41.6%였다. 이는 3월 말 기준 59.5%에서 거의 3분의1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사망률이 줄어들고 있다”며 “전염병 초기에 많은 중증 환자들에 대한 임상 보고서들이 신속하게 발표돼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보고된 내용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초기에 중증 환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중환자실 운영에 압박이 매우 컸던 코로나19 발병 초기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중환자실 상황이 많이 개선된 점도 사망률 하락의 원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또한 한번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은 중환자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사망률 데이터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장기간 치료가 지속될 수 있다. 영국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의 약 20%는 입원 기간이 28일 이상 지속됐으며 42일 넘게 입원한 환자들도 9%나 차지한다.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중요한 점은 전염병이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모든 요인들이 결합되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의 생존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중환자실의 사망률은 입원기준, 치료법 등 적용 기준이 변경됐음에도 대륙별로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는 아직 중환자실 내 사망률을 낮출만한 어떤 특정한 치료법도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한 “코로나19 중환자실 사망률인 40%는 아직 다른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인한 중환자실 입원 환자들의 사망률인 22%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염병이 진행됨에 따라 코로나19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결론은 내렸다.

한편 바이러스 자체의 진화로 인해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했을 때 감염 경험이 없는 사람은 강력한 면역반응이 일어나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사망률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바이러스는 숙주 없이 홀로 생존이 불가능해 숙주인 사람이 계속 살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공격 정도를 낮추게 된다는 이론이다. 실제 최근 변이가 확인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인 ‘G614’형 바이러스 또한 전염력은 6배 가량 강해졌음에도 치명률은 비슷하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army.m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