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범죄예방 드라마 ‘역풍’…경찰 대신 조폭에 관심 집중

중국 당국의 지휘하에 만들어진 반(反)범죄 드라마가 춘제(春節·설) 연휴 최고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주인공인 경찰이 아니라 조폭에 쏠려 논란이 일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전했다.

중국의 경찰과 법원, 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중앙정법위)가 반범죄 캠페인 3주년을 맞아 지휘 제작한 범죄예방 TV 시리즈 ‘회오리바람'(狂飊)은 춘제 연휴에 중국중앙TV(CCTV)에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또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아이치이에서도 드라마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앙정법위 홍보·교육국 등의 지도로 실제 사례 등을 바탕으로 촬영된 이 드라마는 오랜 세월에 걸쳐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악의 세력에 맞서는 경찰의 영웅담을 그린다.

드라마는 주인공 형사가 악의 세력에 맞서지만, 그 뒤를 봐주는 윗선 탓에 범죄자들을 검거하지 못하다가 당국의 사정 작업으로 썩은 윗선들이 제거되자 마침내 악당들을 검거한다는 내용이다.

드라마 첫 회에서는 중앙정법위 서기가 사정 작업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의 뜻이라고 설파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극중 악역이 애초에는 착한 생선 장수였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흑화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은 오히려 악역에 공감하며 몰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모를 잃고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생선 장수로 나섰으나 불량배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조폭으로 변화하는 인물이다.

지난 23일에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해당 악역을 연기한 배우 장쑹원이 검색어 순위 1위에 등극했다. 그와 관련된 주제의 조회 수가 5억7천만 회를 넘어섰고, 22∼23일 공개된 드라마 회차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드라마 정보 플랫폼 더우반에서 이 드라마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8.9를 달리고 있는데, 대부분의 댓글이 장쑹원과 그의 배역에 대한 칭찬과 공감이다.

명보는 “장쑹원이 극중 맡은 악역과 결혼하고 싶다는 댓글까지 올라와 지하 세계 미화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일부는 드라마 속 착한 사람이 악하게 변하게 되는 시대적 배경이 사실적이며 그것이 이 드라마의 숨겨진 위험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