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시장 급성장…구찌·버버리도 가세

향후 5년간 매년 15% 성장 전망…일부 기업, 직접 되사고 되판다

루이뷔통 매장
루이뷔통 매장 [타스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중고 명품 시장이 소비자는 물론 명품 기업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명품 매출은 2017년 대비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의 손을 한 번도 타지 않은 신규 명품 매출 증가세는 12%에 그쳤다.

일례로 루이뷔통은 지난해에만 5차례, 샤넬은 4차례 가격을 올렸다. 샤넬의 경우 클래식 플립백 등 대표 핸드백의 현재 가격은 2019년 가격의 2배에 달한다.

WSJ은 한 소비자의 사례를 인용, 평균 2천 달러(약 284만 원) 가격의 구찌 가방을 중고로는 250달러(약 35만 원)에 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고 시장이라는 새 기회를 포착한 건 명품 기업도 마찬가지다.

구찌 모기업 케링 그룹과 버버리 그룹 PLC, 스텔라 매카트니는 고객의 제품을 되사들여 이를 재판매하거나 사들인 제품을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직접 보내 협업하고 있다.

케링의 경우 2020년 중고 명품 플랫폼 더리얼리얼과 손을 잡고 온라인에서 구찌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베스티에르 지분 약 5%를 확보했다.

케링의 알렉산더 맥퀸은 고객에게서 중고품을 직접 되산 후 정품을 인정하는 ‘브랜드 승인’ 스티커를 부착해 베스티에르를 통해 이를 판매한다.

모든 명품 기업이 이 같은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에르메스와 샤넬이 대표적이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중고 명품과 관련한 질문에 “중고 제품은 에르메스 매장을 직접 찾는 손님에게 피해를 준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샤넬은 매장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한 후 직접 되파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올해 초 개인 고객이 특정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의 수를 제한한 바 있다.

WSJ은 인기 높은 에르메스와 샤넬 제품의 경우 수요와 비교해 공급이 워낙 부족한 탓에 정식 매장에서보다 중고 시장에서의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이탈리아의 한 패션 컨설턴트는 WSJ에 “중고 명품 시장이 커지며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각자의 요령이 생겼기 때문에 아주 싼 제품을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